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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장사를 하며 인생에 대한 생각

by 레저왕

한 학기가 끝났다. 여름방학 기숙사 이동으로 짐을 옮기고 이사를 한 덕에 인터넷도 연결이 되지 않고 또 며칠 전부터 말썽이던 휴대폰 충전기가 충전이 되질 않는다. 덕분에 Moon이랑 약 두 시간가량 연락이 안돼 장사에 차질이 생겼다. Moon이 휴대폰 번호도 생각이 안 나고 돼지를 통해 연락해 오늘은 삼산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만나서 장사를 시작했다. 장사가 끝나고 주차된 차를 후진하다 더블이에 상처를 남긴 날. 휴



장사 후 늦게 일어났다. 새로 옮긴 기숙사는 노르웨이 친구 1명, 일본인 친구 2명 나까지 포함 총 4명이 방을 같이 쓴다. 장사하고 새벽 3시 4시에 들어가도 방이 환해서 나름 기쁘다. (다행히도 우리 방 친구들은 다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어쨌든 라멘을 먹을까 하다가 세컨드 팩토리 한 번도 안 가본 료타와 후미토상과 세컨드 팩토리를 갔다. 첫끼임에도 불구하고 맥주도 같이 시켜먹었다. 장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패턴이 비슷하다. 술장사 특성상 늦게 마치니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밥 먹고 조금 쉬다 보면 장사 준비 시간이 다되어간다.


이 날도 운동하고 자다가 일어나니 8시가 넘었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장 보러 가서 오랜만에 던킨도너츠를 구매했다. (장사하면서 배고플 때마다 먹으려고)


오픈을 하고 조금 있으니 전 학기에 룸메이트였던 아델이 왔다.


"오랜만이야 아델!!!"


어제 전화가 와서 요즘은 울산대 앞이 아닌 삼산에서 장사를 한다고 했더니 알아서 잘 찾아왔다.


"어제 바보사거리 갔는데 없어요. 왜 장사 안 해요"


아델은 보자마자 우릴 걱정한다. 착한 아델.. 아델은 술을 안 먹는다. 아델이 가장 좋아하는 무알콜. 피치 크러쉬를 만들어서 줬다. 그렇게 아델은 피치 크러쉬 2잔을 먹고 월요일 시험이 있다고 갔다.


"다음에 봐요. 아델 와줘서 고마워요! "


그리고 조금 있으니, 하람이와 친구들이 왔고 한참을 moon 이와 수다를 떨었다. 오늘은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보는 날이다. 덕분에 술도 같이 바닥이 났다.




일요일. 장사 오픈을 하니 종열이와 친구들. 그리고 동티와 영대까지 친구들이 온다. 일요일 장사 안 되는 거 어떻게 알고 온 건지 친구들하고 얘기하고 놀고 하는 건지 장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한참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친구들은 집으로 갔다.


"오늘 손님 없겠다. "


라고 조금은 장사를 내려놓았다. 우리만의 자유시간을 가지며 각자의 방식대로 휴식을 취하려 했는데, 외국인들이 와서 진토닉 3잔을 먹는다. 그리고 쿠폰을 찍어달래서 찍어주고, 사진도 함께 찍고 영어 대화가 되는 우리가 재밌었는지 계속해서 대화를 했다.


미포조선에서 일한다는 노르웨이 친구들은 그렇게 8잔을 마시고 갔다. 1잔은 free drink와 함께, 내일 오픈 시간을 물어보고 pm 9:00이라고 하자 am 9:00 하면 안 되냐고 우기며 그렇게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또 두 분의 손님이 오셔서 앉아 6잔을 드시고 가셨다. 일요일은 또 나름 손님들과 대화하며 장사하는 재미가 있구나. 돈을 위해서라면 쉴 틈 없이 바쁜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손님들과 인생 사는 것에 대해 소통하며 장사하는 재미가 있을 때도 있다.


돈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인생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되는 오늘. 오늘도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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