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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네? 위법이라고요?

by 레저왕

울대 장사 이틀째 또 경찰이 왔다. 이틀 장사하는 동안 2번 다 오셨다. 깔끔하게 그냥 장사를 하지 말라고 말해주면 좋으련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민원 신고가 들어왔다. 신분증 조사에 요청해달라고 했다.


2주가 흐르고 다시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을 무렵 통지서가 날아왔다. 출석요구장. 저번에 신분증 조사를 하고 갔는데 이후 Moon이 집으로 출석요구가 날라 온 것. 출석요구는 처음. Moon이랑 경찰서에 같이 갈려고 경찰서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갔는데 혼자 진술서 쓰고 오겠다고 해서 밖에서 기다렸다.





정확한 결과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될 것 같지만 검찰의 일로 넘어갔다는데 벌금형이 나오거나 그냥 끝날 수도 있다고 했다. 뭐 벌금형이 나오더라도 기분 좋게 내기로 했다. 어쨌든 위법인 거고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 거니깐 좋은 경험한 거라고 생각.


이번 계기로 푸드트럭 판매에 대해 좀 알아봤는데 울산에서는 울산대공원에 있는 물놀이 시설 빼고는 어디에서든 판매가 안된다고 했다. 물놀이 시설에서 판매를 어떻게 해? 뭐 웬만해선 신고를 피해 가며 장사를 한다면 할 수는 있겠지만 그냥 푸드트럭을 접고 UCS 의류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처럼 푸드트럭에서 칵테일을 판매하고 경찰로 출석한 케이스를 처음 보신 경찰관님도 이렇게 신고당한 케이스를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결되는지 잘 모르시겠다고 하셨다.


Moon이 조사받고 나오고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밥 먹으러 갔다. 밥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난 과제를 시작했다. 디자인 수업을 시작하며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애프터 이펙트를 배우고 있다. 사업을 하며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제작 등 다양한 루트로 온라인 매체를 접하다 보니 동영상 편집기술도 배우면 쓸 일이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과에서 처음 하는 프로그램들이 천지라 나는 요즘 멘붕이 올 것 같다만.... 어쨌든 열심히 하고 있다. 아 그래도 내일 수업이 없다. 외국인 도우미 근무도 없고 푹 쉬어야지 오늘 하루는..




'돈 벌어서 언젠가는 합법적으로 장사를 시작할 거야. 그것도 아주 멋지게 '

푸드트럭을 하며 세상이 쉽지 않음을 느꼈고 자본을 모아 제대로 된 사업이 하고 싶어졌다.

난 내게 이렇게 더 열심히 살게 만들어주는 세상이 고마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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