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1. 예상치 못한 플랜 B

by 레저왕

내가 가진 파이프라인 중 1개가 사라졌다. (그것도 제일 많은 소득이 일어나던 파이프라인. 크게 바뀐 건 없으나 크게 바뀐 거란 걸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머지 의류사업 UCS에 집중하기로 했다.







의류사업은 매장이 있긴 했지만 홍보도 어렵고 디자인이 반영되고 객단가도 칵테일에 비하면 훨씬 비싸기에 판매루트를 만드는 게 쉽지가 않다. 11/14 - 11/16 현대백화점에서 두 번째 프리마켓을 주최한다고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행사를 만들어 내는 게 필요했다. 브랜드가 가진 색상 콘셉트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판매가 이루어질 리가 없으니..


UCS브랜드 론칭 파티도 친구가 운영하는 로컬 브랜드 드림스타트업과 같이 21일에 맞추어서 준비했다. 칵테일 장사에 비하면 브랜드를 운영하는 건 뭔가 일들이 많다. 그러니 더 바쁠 수밖에 12/27일에는 매장에 있는 업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관련 파티를 만들기로 했다. 애프터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주제를 잡고 기획은 내가 맡아서 하기로 했다.



행사를 위해 가판대에 의류를 옮기고 세팅을 했다. 한 가판대로 다른 브랜드랑 같이 판매를 하게 배정이 되었다. (첫 번째 프리마켓은 그래도 브랜드마다 가판대를 줬는데, 참여하는 업체가 많아져서 그런 듯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디피하였다. 세팅 끝내고 시간 보니 벌써 12시. 태규랑 Moon이랑 육회 먹고 집에 가서

인터랙션 디자인 과제를 하는데 마우스 잡고 계속 졸았다. 창업을 시작한 이후로 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차다. (아 물론 그전에도 전공수업은 못 따라갔지만..) 디자인하면서도 졸릴 수 있구나 생각했다. 이건 마치 예전에 새벽에 컴퓨터 게임하면서 졸던 거 같은 느낌. 더 이상 의미 없다 싶어서 그냥 잤다.



수업 마치자마자 FTIK business meeting을 가기 위해서 친구들을 소집했다. 프랑스 친구들 앤드류, 알렉스와 일본 친구들 Ryota, Kazuki 그리고 룸메이트 Kim과 우즈베크 Jack까지 모으니 각국의 친구들이 모였다.


이럴 때 보면 난 참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낀다. 어쨌든 홀리데이 피자 관계자분들과 미팅이니

가서 뷰티풀 디너타임을 보내고 맛있는 식사를 했다. 피자랑 스파게티 등 가격이 괜찮았다. 그리고 삼산동으로 가서 Thrsday party라는 펍을 갔다. (외국인 친구들과 놀 때는 꼭 한 번씩 들리는 pub) 아주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현대백화점 플리마켓 시작 날. 전날 술 먹고 플리마켓 판촉 하려니 힘들다. 그래도 아침엔 손님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고 나왔다.

오후부터는 손님들이 몰리더니 너무 바쁨. 창고 갔다가 계산하러 갔다가 정말 뛰어다녔다. 일 끝나고 술 약속이 있어서 갔지만 얼굴만 보고 너무 피곤해서 술은 못 먹겠다고 다음에 먹자며 기숙사로 갔다. (내가 술을 거절하는 날이 생길 줄이야.)


다음날 부모님과 외식을 하고 바로 현대백화점 행사장으로 갔다. 출근하자마자 바로 손님들이 오신다. 재밌게 장사 모드를 했고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반팔을 사 가셨다. 덕분에 ULSANER티셔츠는 완판! (디피 상품만 남고) Why so serious? 라지 사이즈들도 완판을 했다.


3일간 프리마켓이 끝나고 철수한다. 올 때는 두 번 왔다 갔다 해야 됐지만 이제는 한 번에 다 옮겨지는 걸 보니 그래도 재고를 많이 줄였구나 생각되었다. 친구랑 수고했으니 맛있게 저녁을 먹고 기숙사에 도착했다. 이제는 다시 학생이 돼야 된다. 과제 두 개 제출기간을 늦어버렸다. 죗값을 받아야지....





푸드트럭을 접었지만 다행히도 UCS라는 의류사업은 남아있으니 다행인 걸까?

의도치 않은 시기에 플랜 B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란 생각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0. 네? 위법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