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재우 Feb 21. 2021

광장동에서

조각 에세이 #2 - 옛 동네를 걷다

옛 기억을 더듬는 과정. 그저 감동뿐이었다. 막연히 좋으면서도 서글픈 감정이 올라온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 당시에 나는 정말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도, 나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순간일까.


광장동의 거리를 걷는다. 예전의 내가 그랬고, 지금의 내가 그렇듯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었던 길. 그래서 이곳을 걷다 보면 가슴이 벅차오르면서도, 시큰히 몰려오는 아련함에 쓴 미소를 짓는다. 마치 너의 그 표현처럼 - 나의 미소는 상처에 말라붙은 거즈 같다.


그래도 살아있음에 감사한 순간이다. 그때 포기했다면, 언제 이런 걸 느낄 수 있었겠어. 저 멀리 노란색 가로등 불빛이 보인다. 미약하지만 묵묵히 세상을 비추는 모습. 어떤 별빛보다 아름답다. 정말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매거진의 이전글 한 없이 초라해지는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