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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탐가 Mar 22. 2019

실패에 대한 단상

카페일상#7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돈이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다

난, 정말 궁금했다.

실패란 것이 뭘까?

그래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봤다.

정말 궁금해서였다.


실패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아니하거나 그르침' 이라 써 있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말했다.


"쯧쯧... 일이 그렇게 안돼서 어쩌니?"


그리고 또 사람들은 말했다.


"그냥 이쯤에서 그만두고 포기해!"


사람들의 말을 듣는 동안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가 떨궈졌다.


'난 실패했구나!'


그러다 문득 나는 사람들의 실패에 대한 인식이 무엇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말하는 실패는 돈과 결부돼 있다.


돈을 많이 벌면 성공한 거고,

돈을 벌지 못하고 손해를 봤다면 실패한 거다.

어느 새 우리의 실패의 판단 기준은 돈이 됐다.


'장사해서 돈 많이 벌어야지!'

'취직해서 돈 벌어서 안정되게 저금도 하고 결혼도 해야지!'

'돈 많이 벌어서 노후대책 해야지'



난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대표다.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참 고달프다.

책을 만드는 일은 너무 좋은데 돈이 안된다.

좋은 책으로 열매맺는 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기쁜데

매달 '깔딱 고개를 넘으며' 고비를 넘기고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왜 돈도 안되는 일을 하냐고?'


그 얘기를 들을때마다 난 의기소침해진다.


'그러게... 왜 돈도 안되는 일을 할까?'


어느 순간부터인가 난, 나 스스로를 실패자로 표현할 때가 너무 많다.

이건 순전히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나의 반응이다.


회사가 매 달,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 올 때마다 처음에는 배게가 다 적셔지도록 밤새 울었다.



그렇게 출판사를 접었다 폈다 하며 3년 째 버티고 있다.

이제는 눈물이 말랐는지 아니면 담대해졌는지

배게를 적시며 운지 한 참 된 거 같다.

지금은 그저 묵묵히 내 앞에 펼쳐진 길을 걸어갈 뿐이다.



사업을 조금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회사 성과 목표를 얼마로 잡고 있나요?"


그럴때마다 나는 대답한다.


"세 자리 숫자만 넘어가면 계산이 안되서... 돈 계산 안합니다."


난 정말 돈 계산을 안한다.

돈 계산하는 순간 이 길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사전의 의미로 돌아가서 보면

실패란?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아니하거나 그르침'

이다.


사전적 의미를 돌이켜보니 미소가 나왔다.

사전적 의미로만 본다면 난 실패자가 아니다.

비록 매달 깔딱 고개를 넘으며 회사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책을 만들고, 그 책을 이 세상으로 내보내고

단 한사람만이라도 그 책을 읽고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이루고 있으니 말이다.


성공과 실패의 판단 기준이

돈이 되지 않는 세상을 꿈꿔본다면

그건 그저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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