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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성공한 실패자다
카페일상#6 매월 말이면 문 닫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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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탐가
Mar 29. 2019
"여러분 미안합니다.
이번 달 월급이 밀려서 다음달 15일 정도에 지급될 거 같아요."
이 얘기를 직원들에게 하면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대표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는 직원들에게 난 항상 경고처럼 말한다.
"이번 달에 문을 닫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아주 솔직하게 우리 회사의 사정을 얘기해준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 회사의 사정을 들은 직원들 대부분은
우리 회사에 입사하기를 원한다.
참, 놀라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회사는 뻔뻔하게도(?)
직원들에게 요구할 것들을 다 요구한다.
제일 먼저는 주인정신을 가질 것이요,
두번째는 각자 알아서 자유롭게 일할 것이요,
세번째는 일을 즐겁게 할 것이요...
어찌됐든 쉽지 않은 요구사항들이지만
직원들은 꽤 잘 따라주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문제가 생겼다
.
아무리 어려워도 월급이 밀린 적은 없었는데
월급을 줄 형편이 안되는 것이다.
'이제 정말 회사를 그만둬야 할 때가 왔나 보구나!'
생각하며 직원들에게 얘기했다.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관계로
지금 하던 일까지만 잘 마무리 짓고
회사는 접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직원들의 반응이 왔다.
'이 회사는 문 닫지 않을 것이다'
'회사가 다시 재개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
'그냥 무조건 기도하겠다.'
그 순간 오랫동안 애써 눌러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난 성공한 실패자구나!'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거 같다.
다행히 그 달 말에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돈이 들어왔다.
직원들 월급은 밀리지 않았고
또 한달 한달 버텨가고 있다.
함께 힘을 보태줄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그 어렵다는 출판사의 문은 지속적으로 열려 있나보다.
오늘도 우리는 희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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