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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주님은 나의 최고봉

by 글탐가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고전 15:10)
사람들 앞에서 겸손하게 들리는 말들을 하나님 눈으로 점검하는 습관을 가지십시오.
당신이 말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겸손하게 들릴지 그렇지 않을지에 대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오직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십시오. 주님만이 모든 것이 되게 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관계는 우리의 유일한 구속주요 구세주이신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입니다. 다른 것은 다 스쳐 지나가게 두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오직 주님과의 관계를 유지하십시오. 이때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을 통해 주의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기독교에서 겸손의 시작점은 내가 '죄인'임을 알고 인정하면서부터다.

그래야 이 땅 가운데 천국복음을 들고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있다.'는 말씀으로 시작된 예수님의 사역은 너무도 당연한 선포이다.

예수님이 이 땅 가운데 오신 목적이 바로 십자가 사건을 통해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신앙이 깊어지면서 사도바울은 자신을 '죄인 중 괴수'라고 고백하기까지 했다.

하나님의 일에 목숨을 걸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전도를 위해 옥에 갇히며 고난을 받았던 사도바울의 입술에서 어떻게 '죄인 중 괴수'라는 고백이 가능했을까?

나에게도 사도바울의 고백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했던 경험이 있었다.

미국으로 단기선교 여행을 떠났을 때, 나는 영적으로 아주 교만 방자하던 시절이었다.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고 있던 초기였고, 하나님의 은사가 많이 있었던 시기였다.

내가 영적으로 엄청 대단한 사람처럼 느껴지던 때였다.

그때 함께 동행했던 사람들과 여행을 하던 중에 나는 그들의 단점을 아주 명확하게 판단했다.


'저 사람에게는 교만이 있고, 저 사람에게는 음란이 있고, 또 저 사람에게는 시기 질투가 있어.'


이런 식으로 판단을 하며 마치 내가 엄청난 분별력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의 끝자락 즈음에 하나님께서 새벽에 나를 깨워 한적한 공원으로 인도하셨다.

한적한 공원에서의 산책은 정말 기분 좋은 산책이었다.

새소리가 들리고, 산뜻한 바람이 얼굴을 감싸는 분위기에 취해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도 끝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조용히 말씀하셨다.


'지금 네가 분별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판단들이... 네 속에 있다.'


순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있다고 판단했던 교만, 시기, 질투, 음란... 이 모든 것들이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이라니!

그렇게 하나님은 나의 시커먼 속을 보여주셨다.

나는 회개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그때는 내가 죄인의 괴수처럼 느껴졌다.

내가 옮다고 생각했던 나의 분별력이 나를 옭아매는 죄였다니!

나는 정말 악할 수밖에 없는 존재구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이 한적한 미국의 공원에서

눈물 콧물 쏙 빼며 회개의 기도를 드릴 수 있었던 것이 은혜였다.

그 후에 나에게 다가온 새 날도 잊지 못한다.

새소리가 아름답게 들리고, 햇살은 또 어찌 그렇게 따사로운지, 여행지에서 피곤하게 느껴졌던 여독은 싸악 가시고, 콧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내 안에 샘솟는 기쁨이 너무 컸다.

그동안 내가 누렸던 날들 중 최고로 아름다운 선물 같은 하루였다.


내가 죄인일 수밖에 없음을 깨달을 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의 구원의 감격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내가 죄인 중 괴수라는 고백이 흘러나올 때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쁘고, 그래서 감사하고, 그래서 기도할 수밖에 없다.


범사에 감사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항상 기뻐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하셨던 말씀은

내가 죄인임을 깨닫고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구원의 감격이 크게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저절로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 하루, 나의 죄를 고백하며 시작하는 하루가 되길! 기도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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