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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십자가 없는 위로는 착각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주님은 나의 최고봉

by 글탐가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요 12:32)
영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영혼을 일대일로 만날 때 십자가 상의 예수 그리스도를 계속 기억하십시오. 만일 그 영혼이 십자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께 갈 수 있다고 착각한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에게 필요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당신이 인간적 동정이나 이해심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면,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반역자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입장에서 그 영혼을 위로해야 합니다. 우리가 꼭 해야 하는 단 한 가지는 언제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것이요, 그분을 높이는 일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출판사를 운영할 때, 젊은 청년 작가 지망생들과 함께 했다.

그때 나는 하나님을 뜨겁게 만났고, 나의 마음은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나는 개인의 사비를 총동원해서 청년 작가 지망생들을 하나님의 작가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열심을 내며 그들을 지원했다. 그들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선에 있는 친구들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도움이 돼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일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일보다도 모이면 예배를 했고,

또 모이면 서로를 위로했다.

각자 어려웠던 사정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시간들을 참으로 행복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간이 흐르고...

난,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 있었다.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들의 고민을 위해 기도해주고,

물론 겉으로 볼 때는 아무 문제도 없었고,

오히려 이러한 나의 거룩한(?) 행동들이 칭찬받아 마땅했고, 또 수없는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새 나는 마치 내가 하나님처럼 그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발버둥 쳤다.

사람들은 나에게 긍휼이 많다고 칭찬했지만 훗날, 나는 그것이 진정한 하나님의 긍휼에서 나오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에서 나오지 않은 긍휼은 오래 버티지 못한 채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뼈아프게 체험해야 했다.

하나님을 높이려다 내가 높아진 적은 없는가?

정말 냉정하게 체크해봐야 한다.

우리의 거짓 자아는 늘 스스로도 속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의 거짓 자아는 거룩한 척, 우리 자신까지도 속여 넘길 때가 많다.


나의 지나온 날들 중, 정말 하나님을 위해서 한 일이 없었음을 고백한다.

나의 지난날의 행적을 아시는 분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칠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을 향한 나의 열정을 보았으니까!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서 나는 통렬한 회개와 고백이 이루어지길 원한다.

나의 거룩함으로 위장된 지난날, 하나님을 위한다며 행했던 모든 일들이 알고보니, 모두가 나를 위한 일들이었다.

나의 왕국이었고, 내가 왕 되려 했고, 또 내가 그들의 하나님이 되려 했다.


이것은 나의 본성이었다.

어느 순간, 내가 하나님같이 되는 것!

나는 여전히 그 본성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날 붙들어오신 하나님을 믿기에

내가 하나님같이 되려는 순간, 나의 마음을 깨닫게 해 주시고, 돌이키게 하실 것이다.


감사한 것은,

지난날의 모든 시간들과 상황 안에 하나님이 함께 하셨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나는 주님 안에서 성장통을 겪었으며

그 성장통으로 인해 아픔만큼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들을 얻었다.


함께했던 직원들과 흩어졌다.

그들은 이제 그들의 삶 가운데 그들을 인도하실 그들의 하나님을 만나고

나는 이제 묵묵히 나의 부르심이 있는 작가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바라고 기도한다.

아파도 좋으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그리고 나를 붙들고 계신 하나님을 더 알고 사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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