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월 17일/우울증에 대항하는 첫걸음

# 평범한 속에 감추어진 기적을 발견한다면!

by 글탐가
일어나서 먹으라 (왕상 19:5)


우울한 적이 없다면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돌덩어리 같은 사람이 아닌 한, 인간은 우울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신나는 기쁨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우울하게 만드는 일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죽음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 자신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염두해 두십시오.

성령이 오시면 비전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가장 평범한 일들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계시는가'하고 의아해하던 그러한 평범한 일들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고마운 일이 있을 때,

미안한 일이 있을 때,

축하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심지어 그냥,


우리는 밥 먹자고 한다.

특히 나는 그렇다.

밥 사 주는 것도 좋아하고, 밥 얻어먹는 것도 좋아한다.

특별히 기분이 위축돼 있는 친구나 우울해하는 친구에게


"밥 사줄게, 나와!"


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한다.

실제로 많이 우울해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대부분 밥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먹성이 좋은 나로서, 그래서 좀 난감할 때가 많다.


어찌 됐든, 밥을 먹는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포함할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인 행위이다.

그 일상적인 행위의 소중함이야말로 말로 다 표현 못할 거 같다.


3년 전인가, 폐렴에 걸린 적이 있었다.

폐렴이 심해져서 열이 오르고, 힘이 들어

약을 먹으면 바로 누워야 되는 지경에까지 간 적이 있다.

약을 먹기 위해, 죽을 먹어야 하는데...

정말 놀랍게 숟가락을 들 기운조차 없었다.

간신히 숟가락을 들고 한 숟가락 먹었는데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고

씹을 힘조차 없었다.

살면서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난, 아파도 밥맛이 좋은 몇 안 되는 행운을 갖고 태어난 사람인지라

조금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세 숟가락도 못 먹고 숟가락을 올려놓으며 난 쓰러지듯 소파에 누웠다. (침대에 갈 기운조차 없어서)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

그동안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축복이고 감사할 내용이었구나!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다행히, 병이 낫고 입맛은 되돌아왔다.

그 후로 난, 정말 모든 것을 맛나게 먹는다.

감사하게 먹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맛난 것을 먹는 모습이 너무 좋다.


"맛있지?"


요리 솜씨가 젬병인 내가 요리를 하고 난 후, 반강제적으로 계속해서 던지는 질문이다. ㅎㅎㅎ

심지어, 난 요리를 못하는 내가 한 음식도 맛있게 느껴진다.

이 얼마나 대단한 축복인가?


우울증을 겪는 작가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

작가라고 하는 창작의 고통이,

또 생각으로 훈련된 생각 많음이,

작가들에게 우울함을 주는 거 같다.


오늘 묵상글에서,

하나님께서 평범한 일들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시는지 알게 됐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밥 먹는 일, 화장실 가는 일, 호흡하는 일, 움직일 수 있는 일...

빼앗겨 본 후에야 소중한 지 알게 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정말 기적이고, 감사할 일이다.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볼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변비에 걸려본 사람은 안다.

움직일 수 있다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해본 사람은 안다.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적인 일인지 밥맛을 잃어본 사람은 안다.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인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잠시 기침으로 기도가 막혀본 사람은 안다.


일상의 소중함을 감사로 지켜내자.

매일매일 평범한 일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일하심을 깨달아보자.

그것이 얼마나 기적이며,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볼 수 있는 기회인지!


잃기 전에,

누리고 감사하는 평범한 일상!

맘껏 누리며 살아가는 매일매일이 되길, 소망하고 기도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