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동상이몽 스토리 #2 이혼에 대한 동상이몽

by 글탐가

“우리 헤어져!”


우리 부부가 싸움 끝자락에 던지는 한마디다.

요즘은 주로 내가 사용하는 멘트인 거 같다.

25년을 살았는데 왜 이리 소통이 안 되는 걸까?

답답하다.


twi001t1461341.jpg

“그래서? 정말로 헤어지자고?”


남편이 눈을 부라리며 물어보면 나는 금방 꼬리를 내린다.


“누가 정말로 헤어지재? 당신이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답답하니까 그렇지.

내가 오죽 답답하면 이러겠어?”


내가 싸움 끝자락에 이혼하자고 하는 말의 진짜 의미는

‘제발 나를 이해해 달라’였다.


“당신은 화성에서 온 남자고, 나는 금성에서 온 여자니까 생각이 정말 다르다고!

당신 생각을 나한테 강요하지 말라니까!”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남편에게 나의 방식으로 이해를 강요한 것이다.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그 넓고 넓고 지구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또 하나를 이루어야 하는 부부라는 이름으로

같은 집에 살지만,

(이것만 해도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기적적인 일인가?)



우린, 달라도 너무 다르다.


결혼 25년 만에 내가 깨달아 알아진 건,

‘여전히 우리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구나!’였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평행선.


가끔씩 남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우리가 진짜로 대화를 나누는 건지 헷갈린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

남편은 남편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화를 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남편이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나를 이해해주고, 또 나를 위로해주기를 원한다.

남편도 나의 입장과 마찬가지다.

문장으로 보면 서로 같은 의미 같지만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큰 차이이다.


“그래서 내가 당신한테 그거 하지 말라고 했잖아!”


남편의 경고성 강요에 숨이 턱 막힌다.

정말, 이렇게 다른데 우리는 어쩌다 결혼하게 됐을까?


결혼을 선택했던 그 순간, 정말 미쳤었던 거 같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할 수 없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너무 공감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인생 수업료 톡톡히 지불했다고 생각하고 이쯤에서 다 정리해!”


남편의 명령조의 말투가 나를 자극했다.

정말 화가 났다.


“당신은 3년간 해 온 일을 정리하는 게 그렇게 쉬워?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돈도 안 되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며 핏대를 높인다.


다음날 아침, 운전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을까?


전혀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는 우리...

봉합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다른 언어로 말하는 걸 알아차리는데

25년이란 세월이 흐른 건 아닐까?

머릿속이 복잡한 생각으로 엉켜있을 때 핸드폰 벨이 울렸다.

남편이다.


“음!”


짧게 응대하며 전화를 받는다.


“괜찮냐? 어제는 내가 너무 심하게 말한 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하려고 전화했어.

기분 풀고, 오늘도 파이팅하라고!”


남편이 먼저 손을 내밀어준다.

남편의 가장 큰 장점은 항상 너그럽게 손을 먼저 내밀어준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싸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부부라는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거 같다.


“나도 미안해! 이혼하자고 말해서!”


일단 둘의 사이를 봉합시킨다.

하지만 완전한 봉합은 아니다.


우리는 언제쯤 같은 언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답이 없는 의문부호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편이 눈물이 많아졌다.  그러나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