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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부부 이야기
남편이 눈물이 많아졌다. 그러나 나는...
동상이몽 스토리#6 눈물에 대한 동상이몽
by
글탐가
Mar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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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채 말했다.
"나, 요즘 많이 힘들어! 자꾸 나한테 이러면 나, 운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편의 입술이 삐죽거렸다.
엥?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방금전까지만 해도 우린 치열하게 말다툼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격한 눈물감정을 보인 것이다.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말했다.
"미안 미안~ 내가 잘못했어. 내가 더 이해해보도록 노력할게!"
남편이 울고 싶은 요지는 이렇다.
남편은 요즘 사회생활이 많이 힘들단다.
5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이제 어딜가나 자신이 제일 노땅이란다.
'나이 들어가는 게 뭔 잘못인가?'
잘못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함께 일하는 나이 어린 협력자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남편이 하는 일은 공동작업이라 사람들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하고 상호협력이 중요하다.
나이가 많은(?) 남편의 눈치를 보는 어린 동료들을 바라보며
남편 역시 그들의 비위를 맞추며 깎듯하게 대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을 많이 하지 않게 되고 과묵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못하고, 비위맞추며 살아가다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나보다.
아니면 중년으로 접어든 남자의 여성호르몬 분비때문인가?
어찌됐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속이 상할 일이 얼마나 많을까?
그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다는 게 문제지!
사회생활도 힘든데 집에 들어와서 나에게 무슨 말을 하면
내가 가시를 들이대듯 받아 쳤으니
의지할 곳 없고 갈 곳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된 듯한 마음인 거 같다.
"나, 외롭다. 나, 외로운 남자야!"
'우쭈쭈 우쭈쭈!'
남편을 달래다보니 꼬마 아이를 상대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남편의 말에 맞짱구를 쳐주니 금새 기분이 좋아졌는지 남편의 수다가 길어졌다.
어느새 남편의 눈물은 쏘옥 들어갔고 물만난 아이처럼 신나서 이야기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나도 생각이 많아졌다.
이삼십대~ 불같았던 남편의 성격이 오십대를 접어들면서 많이 유해졌다.
그러면서 눈물도 많아졌고 수다도 많아졌다.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내 얘기는 들어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잠시 씹는 중)
내 얘기나 내 주장을 말하다보면 우리는 영락없이 또 부딪친다.
눈물이 많아진 남편의 오십대!
이제 나는 입은 다물고 귀는 열어야 우리 가정의 평화를 지킬 거 같다.
그래도 눈물이 많고 수다가 많아진 남편이 욱하고 불같은 남편보다는 더 사랑스러운 거 같다.
'사랑스러운 남편님아~
내 앞에서 더 많이 울어주소!
내 머리채를 풀어 당신의 눈물을 닦아드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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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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