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월 4일/ 현재 순간에 지금 이곳에서

# 단순하게 사는 삶

by 글탐가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히 13:5)
매일 지루한 나날들이 이어질 때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하나님께서 어떤 예외적인 일들을 하실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께서 어떤 비범한 일들을 위해 우리를 준비시키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은혜 가운데 살다 보면 하나님께서 현재 이 순간에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 자신을 영화롭게 하시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내가 너를 버리지도 떠나지도 아니하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붙들고 있다면 가장 놀라운 힘이 임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범한 날들과 생활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매번 고백하건대, 나는 한때 내가 하나님께 엄청 비범한 일들을 위해 쓰임 받을 거라고 확신했다.

하나님의 작가라는 엄청난 선포를 스스럼없이 했고, 또 그렇게 될 거라 믿었다.

주위에서는 주님께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면서 훈련받고 있는 나에게 가볍게 한 마디씩 던졌다.


"아우~ 하나님께서 집사님을 얼마나 크게 사용하시려고 이렇게 굴리실까?"


훗날 그 말에 함정이 있음을 알게 됐다.


'하나님께서 크게 사용하신다는 의미는 내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크신 하나님이 내 안에 가득해서, 그분의 존재만 나타난다는 뜻이다.'


내가 죽기까지의 인고의 고통과 감당해야 할 인내의 무게가 생략된 말이다.

기대감에 충만하지만 반드시 그 기대감이 죽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세상이 이해하기 참 어려운 구조가 들어가 있다.

여기서 비범하게 사용하신다는 것을 세상적인 성공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착각하면 시작부터가 오류투성이로 시작한다. 나 역시, 그 오류투성이의 출발선에서 열심을 내어 신앙생활을 했다.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힘을 내서 하나님께 충성했고 있는 힘껏

하나님을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놀랍게 내가 잔뜩 힘을 준 채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다.

나는 기대가 가득한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나를 어떤 큰 일에 사용하실까? 바라보았지만

하나님은 마치 나의 기대에 찬 눈빛을 외면하시듯 아무 일도 하지 않으셨다.

결국 나는 꺾이고 또 꺾이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고백하기에까지 이르렀다.


'날이 저물어갈 때, 빈 들에서 걸을 때 그때가 하나님의 때

내 힘으로 안될 때, 빈 손으로 걸을 때 내가 고백해 여호와 이레.'

이 찬양을 눈물범벅이 되며 얼마나 고백하며 불렀던가?


그렇게 나는 이제 더 이상 비범한 일에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하나!

그냥 하루를 주님과 잘 살아내고 있는가이다.

그렇게 정리한 후, 내 삶은 정말 단순해졌다.

복잡했던 생각들도 다 정리됐고,

그냥 주어지고 맡겨진 소소한 일들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니

정말 시간적인 여유는 물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매일 똑같은 나날들의 반복처럼 지겨운 일상인 듯 보이지만

놀랍게 나는 그 지겨운 일상의 반복이 좋다.

별로 지겹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참 신기하다.

오늘 하루, 주님과 동행했는가?

그것만 다시 한번 체크하면 된다. 그러면 내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행복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