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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나 사랑할 줄 모르는 우리
프롤로그# 사랑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by
글탐가
Mar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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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말장난 같지만 그 말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줄 모르는 우리들!
사랑해서 결혼한 남편과 나!
그런데 왜 지긋지긋하게 싸울 수밖에 없었던 걸까?
어느 날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나는 정말 남편을 사랑
하는 걸까?'
아무리 곱씹어봐도 나는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편의 말과 행동들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마냥 행복하지만 않았던 것은
우리 두 사람이 사랑하고 있지만 사랑할 줄 몰라서였던 거 같다.
그걸 몰랐던 우리들은 서로를 향해 원망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
하지만 28년 동상이몽으로 살면서 깨닫게 됐다.
우리는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사랑했으나 사랑할 줄 몰랐던 우리 부부'
이제 우리는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바꾼 것이 마음이었다.
수많은 우려곡절 끝에 이제 우리는 동상이몽이 아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바뀌었다.
'
우리
가 정말 이혼할 수 있을까?'
에서는 28년 동상이몽으로 살아왔
던 우리들의 전쟁 같은 이야기들을 올렸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우리는
싸우느라 바빴고 간신히 화해했지만 또 싸웠다.
그런데 동병상련으로 바뀐 요즘에 우리는 사랑하는 방법을 하나둘 배워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깨닫는 것이 있다.
그동안 얼마나 사랑에 대해 무지하면서 안다고 착각했는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사랑은
가짜였다.
남편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었고,
남편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골랐고,
남편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집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남편이 나의 사랑을 알아주고 인정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영락없이 돌아오는 남편의 핀잔들은 나를 실망케 했고 짜증케 했다.
그 마음이 커지다 보니 어느새
남편을 향해 비난의 화살촉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당신
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당신을 위해 얼마나
힘들게 요리했는데...
어떻게 맛없다고 말할 수 있나고? 내가 두
번 다시 밥을 차려주나 봐!"
"당신, 내가 사 준 옷 마음에 안 들어? 왜 안 입어? 정말 이런 식으로 나오면 재미없지. 좋았어. 앞으로 옷은 당신이 골라 입어."
당신을 위해서 내가 이렇게 희생했는데...
그 마음에는 이미 비난하는 마음이 들어있다.
그리고 훗날 알게 된 것은
나는 남편을 위해 희생한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난 모든 것을 내 위주로 생각했고
또 그것을 남편을 위한 거라며 강요했다.
얼마 전 남편 옷을 사러 갔다.
그때 나는 남편이 옷을 고르기까지 기다려줬다.
남편이 옷을 고르고 난 후 옷을 입고 나오면 그때
폭풍 칭찬을 해줬다.
남편은 기분이 좋은 듯 연신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심지어 옷을 고르고 나온 후 내 손을 잡아주고
또 나의 수다에 맞장구를 쳐주며 잘 들어주었다.
연애 시절에도 없었던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행복했다.
진작 이렇게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ㅎㅎ
결혼하기 전, 남편은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랑해서 헤어지기 싫고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나 역시 남편을 사랑했다.
그래서 선뜻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로 남편의 청혼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우린 결혼했다.
둘 다 참 용감했던 거 같다.
하지만 훗날 무식해서 용감할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는 결혼에 대해 너무 몰랐고,
부부라는 개념도 몰랐고, 또 가정의 의미도 잘 몰랐다.
스물넷, 신부와 스물일곱, 신랑!
그것도 평생 결혼기념일을 잊지 말자며 크리스마스 때 덜컥 결혼했으니
그 용기가 정말 가상하다.
물론 그 용기 덕분에 다른 이들보다 더 치열하게 싸웠고
그 싸움 덕분에 이 글을 쓸 수 있으니 이 또한 지나 보니 감사할 일이다.
결혼하자마자 우리는 서로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또 이 결혼을 저지른 것이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 알게 됐다.
우리는 정말 달라도 너무 달랐다.
심지어 연애할 때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너무 달랐다.
예를 들면 나는 남편이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줄 알았다.
한때 영화광이었던 나는 남편과 결혼하면
영화를 좋아하는
공통의 취미 덕분에 심심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한 후 알게 된 것은
남편은 영화를 나처럼 좋아하지 않
았다.
단지 남편에게 영화는 청년시절의 일터였다.
어쩌다 영화일을 하게 됐는지 이야기를 나눈 것이었는데
나는 그 이야기를 내 뜻대로 해석했다.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면 직업으로 선택했을까?'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남편은 답답한 영화관에 있는 것을 그렇게 즐겨하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는 연애하는 중에 영화를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왜 나는 남편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내 뜻대로 해석하고 오해했을까?
그 이유는 나로부터 기인했다.
내가 영화 조감독으로 일하다 배고프고 힘들어서 그 바닥을 떠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시기였다.
그 아쉬운 마음에 남편과 우연히 나누게 된 영화 현장 얘기를 하게 됐고
나는 남편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단정 짓게 된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이 모든 것이 내 생각 위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신혼 때, 매번 투닥투닥 싸우지만은 않았다.
요리에 완전 숙맥이었던 내가 라면 물을 적게 부어 바짝 쫄은 라면이 됐을 때도
남편은 맛있게 먹어줬다.
물론 그때 이런 핀잔을 던졌다.
"나는 라면, 못 끓이는 사람 처음 본다. 하하하. 앞으로 라면은 내가 끓일게."
웃긴 건, 그런 핀잔에 나 또한 전혀 상처 받지 않았는 것이다. 오히려 라면을 본인이 끓인다고 하니 고맙기까지 했다.
"미안! 내가 요리를 안 해봐서. 다음에 라면 끓이는 법 알려줘! 그럼 내가 끓여줄게!"
어쩜 그렇게 말도 예쁘게 했는지...
왜곡 없
는 말의 해석이 가능하던 시기였던 거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남편과 나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가족이 된 결과는 서로에게 거침없이 생채기를 내고도 서로에게 생채기를 냈는지
조차 의식하고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안다고 생각했지만 안다고 생각한 만큼 서로를 만만하게 생각했고 또 무례해졌다.
대화는 하고 있지만
진정한 소통의 부족!
그게 동상이몽을 살고 있던 우리 부부의 모습이었다.
사랑했으나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우리 부부!
이제 소통하기 시작했고
배려하기 시작했고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다.
이 글들은 이제 시작된 우리들의 소통법에 대해,
사랑하는 방법을 하나 둘 배워나가는 과정에 대해
우리 부부가 살아가는 일상과 함께 그려나가려 한다.
사랑에도 반드시 훈련이 필요하다.
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니들 부부, 어떻게 회복됐어?"
"음~"
그 질문에 난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이혼하지 않고 버티는 기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몌 이와 관련한 실용서가 나온다면?
이 글은 이러한 진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혼에 관한 실용서인만큼 나 또한 아주 실제적이고 진지한 답변을 하고자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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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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