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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탐가 6시간전

새언약, 아브라함 <4>

#사래와 하갈의 이야기

  

 이 드라마는 성경을 토대로 작가의 드라마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이므로 신학적 기준으로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도>    

 

뭇별처럼 많은 자식을 아브람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새 언약을 통해, 인간의 연약하고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신실하게 당신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신다는 것을 말하고 한다.     


<등장인물>   

  

아브람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하나님께서 이름을 바꿔주셨다. 아브라함은 ‘많은 무리의 아버지’를 의미하는데,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뭇별처럼 많은 자손을 주시겠다는 새언약을 주신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새 언약을 믿었다. 하지만 그것이 더디 이루어지자 아내의 말에 따라 이집트 출신의 여종 하갈에게서 이스마엘을 낳는다. 이스마엘이 자신의 대를 이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놀랍게 100세에 아들, 이삭을 낳는다. 그는 하나님의 언약의 아들이었다.   

  

사래

사래에서 사라로 이름이 개명된다. 출산하지 못하는 서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대를 끊을 수 없기에 늦기전에 아브람에게 여종 하갈과의 잠자리를 요청한다. 하갈을 통해 얻은 남편의 씨로 대를 이을거라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하갈이 사래를 무시한다.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감히 여주인인 나를 능멸하다니!   

   

하갈     

종의 신분으로 여주인 사래로부터 남편의 아들을 출산하라는 명을 받는다.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종의 신분으로 당연한 의무이리라. 하지만 아브람의 아들, 이스마엘을 낳은 이후로는 생각이 달라졌다. ‘내 아들이다.’ 내 아들이 가문의 대를 잇는다. 그렇다면 나의 신분이 달라져야 하리라. 나도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여주인이 되어야 하리라. 그렇게 스멀스멀 올라온 마음이 커지다 보니, 아들도 낳지 못하는 여주인 우습고 하찮게 여겨졌다.  

   

이스마엘     

하갈의 몸을 빌어 태어난 아브람의 아들이다.

이스마엘을 낳았을 때, 아브람의 나이는 86세였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언약의 아들은 사래를 통해 태어난 아들이었다.

이스마엘은 여종, 하갈을 통해 얻은 아들이므로 언약의 아들이 되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   


       

<줄거리>     


“하나님께서 내가 아이 낳는 것을 막으시니 내 여종과 동침하십시오.” 

    

사래가 곧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일렁이는 눈으로 아브람을 보며 말했다. 

    

“그 무슨 소리요? 하나님께서 당신을 통해 씨를 주시고, 번성케 하신다 약속하셨소. 조금만 더 기다려봅시다.”     

아브람은 위로하듯 사래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두드려주며 말했다. 

아브람의 위로에 참았던 설움이 터졌는지 사래가 끝내 눈물을 터트리며 말했다.   

  

“대체 언제까지요? 이러다가 대를 이을 아들을 출산하지 못하면요? 당신도 85세고, 저도 75세예요. 더이상 늦기 전에 하갈을 통해서라도 당신의 씨를 출산해야 되요.”   

  

아브람은 사래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며 더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하갈은 이집트 여인이었다. 

사래는 하갈을 단장시켰다.

사래는 하란을 떠나 가나안에 들어온 지 지난 10년의 세월을 돌이켜보았다.

그동안 아이를 잉태하고 싶어 하나님 앞에 얼마나 나아갔던가? 울며 매달리며 하소연한 세월이 10년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사라의 태의 문을 열어주시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이요. 그리고 설령 그리하지 아니하실지라도 당신 곁에는 내가 있지 않소?”     

아브람이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사래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오직 아이의 출산만이 그녀를 위로해줄 수 있었다. 그렇게 사래는 자신의 몸이 아니라 자신의 여종, 하갈을 통해서라도 아이를 갖고 싶었다. 여종을 통해 낳는 아이는 자신의 소유였기에 잘 키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절망적인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늘, 주인님을 잘 모셔라.”     


사래를 무겁게 입을 떼며 하갈에게 말했다.     


“네! 마님.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사래는 하갈을 데리고 아브람의 장막으로 데리고 갔다. 아브람은 장막 안에서 침울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사래는 아브람과 잠시 눈이 마주쳤다.      


‘꼭 이래야만 하겠소?’     


마치 아브람의 눈빛이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사래는 아브람의 눈빛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외면하며 장막을 빠져 나왔다.

장막 밖에 서서, 사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나님! 저를 통해, 태를 열지 않으시고 제발 오늘 밤 하갈을 통해서라도 아브람의 씨를 주세요.”     


마음속으로는 통곡을 했지만 아브람의 대를 잇겠다는 마음이 더 컸으므로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은 접어두고, 사래는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을까? 하갈이 잉태했다.     

하갈은 자신의 임신을 알았다.

자신이 임신한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동안은 주인이 시키는 일이라면 모든 것을 해야만 했던 천대 받던 종의 신분에서 벗어나, 마치 여주인이라도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자신을 귀하게 대해줬다. 먹고 싶은 것은 물론, 허드렛일도 하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아브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도 바뀌었다. 그동안 시선도 주지 않았던 주인의 눈빛이 따듯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갈은 아브람을 보면서 욕심이 났다.


‘주인의 사랑이 내게로 옮겨지면, 내가 여주인의 자리에 앉을 수 있지 않을까? 내 아들이 주인의 대를 잇고, 나는 여주인이 되는 거야.’     


하갈의 욕심은 사래에게 그대로 드러났다.

하갈은 사래를 예전처럼 존경을 담아 섬기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래를 멸시의 눈으로 바라보며 막말을 퍼부었다.   

  

“솔직히 여자가 아이를 못 낳는다는 것은 치욕스러운 일 아닙니까? 문제는 주인께 있는 것이 아니라 여주인님께 있었던것인데, 지금까지 주인님을 대를 이어주지 못해 마음고생을 시키셨으니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사래는 분노로 부르르 떨었다.     


‘감히 나에게... 종년 주제에... 남편의 씨를 허락한 것도 나이거늘, 감히... 내 자리를 넘보고 나를 능멸한단 말인가?’     


게다가 하갈은 주변의 다른 여종들까지 들쑤셔서 자신의 편으로 가담시켰다.

다른 여종들중에 임신한 하갈편에 선 자들은 하갈과 함께 사래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사래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하갈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사래는 아브람을 찾아갔다.     


“내가 당하고 있는 고통을 당신은 아십니까?”     


“고통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요?”  

   

아브람이 놀라서 사래를 보며 되물었다.   

  

“내가 당하고 있는 이 고통은 모두 당신 책임입니다.”

     

사래의 말에 아브람이 더욱 놀란 얼굴로 물었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이요? 자세히 얘기해보시오.”   

  

“내가 내 여종, 하갈을 당신에게 주었건만, 이제 그녀가 임신했다고 나를 멸시합니다. 하나님께 여쭤보십시오.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그렇지 아니한지?”     


아브람은 전혀 알지 못했던 일이었다.

아브람 앞에서 하갈은 전혀 내색조차 하지 않았기에 아브람은 눈치챌 수 조차 없었다.

아브람은 잘못하면 사래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렇다고 임신한 하갈을 내칠 수도 없었다. 이 일을 판단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었기에 아브람은 바로 하나님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주님!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주의 뜻대로 하겠나이다.”    

 

“네 아내 사래의 뜻대로 해주어라. 하갈은 내가 책임지마.”   

  

하나님의 응답을 들은 아브람은 사래를 찾아갔다.      


“당신의 여종은 당신 손에 달렸으니 당신이 좋을 대로 그녀에게 하시오.”     


사래를 고개를 조아리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리고 그 즉시 힘이 쎈 남종들을 데리고 하갈이 머무는 곳으로 찾아갔다.  

   

“저년을 당장 끌어내 가두고, 지금부터 먹음 음식은 물론 물 한모금도 주지 마라.”   

  

하갈은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남종들 뒤로 아브람이 서 있었기에 하갈은 도움을 청하듯 아브람을 바라보았지만 아브람은 하갈을 외면한 채 뒤돌아섰다.     


‘주인이 허락한 일이구나!’ 

    

하갈은 그제서야 아브람이 허락한 일임을 깨달았다.     

하루종일 굶은 채, 장막에 갇혀있던 하갈은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잘못하면 여주인에게 목숨을 빼앗길수도 있어.’  

   

하갈은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장막에서 도망쳤다.

광야를 떠돌다가 하갈은 샘을 발견하고 달려가 목을 축였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조금 살만해지자 하갈은 갑자기 서러워졌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하갈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그저 서러운 마음이 가득해서 자신을 버린 주인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 그때 여호와의 천사가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 

 

   

사막의 하갈과 이스마엘(Hagar and Ishmael in the Wilderness), Francesco Cozza,1665



“사래의 종 하갈아. 네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느냐?” 

    

“저는 제 주인 사래를 피해 도망치는 중입니다.”  

   

“네 여주인에게 돌아가서 그녀의 명령에 복종하여라. 그리하면 내가 네 자손을 크게 번성케 해 셀 수 없을 만큼 불어나게 할 것이다.”     


하갈은 천사의 말이 너무 기뻐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습니다.     


“그것이 참말입니까?”     


“그래. 네가 지금 임신했으니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여라. 이는 여호와께서 네 고난을 들으셨기 때문이다.”    

 

하갈은 천사앞에 고개를 조아렸다.

천사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가 들나귀 같은 사람이 돼 모든 사람과 싸울 것이고 모든 사람은 그와 싸울 것이다. 그가 그 모든 형제들과 대적하며 살 것이다.”     


하갈은 자신을 위해 천사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다시 사래에게 돌아갔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받아주시면 두 번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인님께 아들을 낳아 드리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뱃속에 있는 아이가 아들이라고 하셨거든요.” 

    

사래는 속으로 기가 막혔다.

하갈의 말 속에서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하갈에게 사막에서 하신 말씀이 그러하다면 하나님의 뜻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사래는 못이기는 척 하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하갈의 말처럼 하갈은 아들을 낳았다.




아브람은 하갈이 낳은 아들을 이스마엘이라 불렀다.

하나님께서 하갈에서 말씀하셨듯이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아들을 이스마엘이라 지으라고!’     


그렇게 이스마엘이 태어났다.     

13년후, 아브람의 나이가 99세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셨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너는 내 앞에서 온 마음으로 순종하며 깨끗하게 행하여라. 내가 나와 너 사이에 언약을 맺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너를 심히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내가 이제 너와 언약을 세우니 너는 수많은 나라들의 조상이 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네 이름이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네 이름은 아브라함이라 불릴 것이다. 내가 너를 많은 나라들의 조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 이것이 나의 새 이름이라고?’     


아브람은 마음속으로 놀랐다.

왜냐하면 아브라함의 뜻이 ‘많은 무리의 아버지’라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하나님께서 아브람의 이름을 바꿔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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