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써야 할 글들에 대한 고민
# 글쓰기를 통해 나를 발견하다.
나는 작가 지망생 시절을 포함해, 20여 년 넘게 글을 써온 사람이다.
헙~ 그런데, 문제는 내가 정말 무엇을 잘 쓰는지 모른다는 거였다.
'그 정도 되면, 도통해야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되는 게 맞는데, 난 정말 모르겠어서 고민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내가 글 쓰는 것을 쉬거나,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난, 정말 이번에 2년 푹 쉬어본 거 빼고는 정말 열심히 글을 썼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정말 무엇을 잘 쓰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놀랍게도 작가 지망생 시절에 이런 치열한 고민이 있었는데,
그때, 찾은 답이 뭐였지? 가물가물, 겨우 찾아낸 답은,
으음~ 난, 블랙코미디나 로코를 잘 쓰는 거 같아.
그리고... 난, 휴머니즘이 있는 글을 잘 쓸 수 있을 거 같아.
대충 이런 답이었던 거 같다.
지금 돌이켜 그 답을 생각해보니, 참으로 한심하다.
드라마의 장르가 어찌 나의 색깔이 될 수 있단 말인가?
흔히들, 그 작가의 색깔이 있다고들 하는데,
왜 나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그 답을 말할 수 없을까?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고민해볼 수밖에!
오랜 고민 끝에 내가 찾아낸 답은 이렇다.
'정확하게 나는 나를 잘 모른다.'
나를 모르는데 어떻게 나의 색깔을 낼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제자들에게 수업을 하면서, 이 부분을 정말 많이 강의했는데
놀랍게, 그 질문을 나에게 던져보지는 못했던 거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이지?'
직업, 나이, 성별, 외형적으로 보이는 나, 말고... 진짜 나?
내면에 있는 나!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일까?
결국 나를 알아야 글을 쓸 수 있다.
그렇다면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것은 글쓰기이다.
장르는 상관없다.
그것이 드라마이든, 에세이이든, 혹은 소설이든!
글을 쓰다 보면,
그 쓰는 과정을 통해서 나를 발견한다.
요즘 나는 내가 쓰는 모든 글들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50이 지난 나이에 나를 새롭게 발견해나간다는 것이 새롭고 신선하다.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이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거 같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발견하면서
나는 매일 새로운 나를 만난다.
새로운 나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화들짝 놀란다.
내 안에 숨겨진 욕망을 발견하기도 하고,
내 안에 숨겨진 부끄러움과 수치를 발견하기도 하며,
내 안에 감춰진 자부심과 자신감을 되찾기도 한다.
글쓰기는 나를 찾아가는 훌륭한 도구이자 스승이다.
나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들이 무엇인지?
글을 하나하나 완성시켜 나갈 때마다,
나는 조금씩 성장하며 나의 작가로서의 색깔을 찾아간다.
뒤늦게 시작된 자아 찾기 여행이지만,
그래도 이 순간이 제일 빠르다는 생각으로 뒤집어보며 희망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