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vs 평판

by 김민호


이미지 향상


이미지 향상은 보고서 끝부분 기대효과에 습관적으로 쓰는 말입니다. 한 번쯤 써보셨을 겁니다. 사실 보고서 멋내기에 이미지만한 게 없습니다. 보고서 전체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기대효과를 타이핑하고 하염없이 깜박이는 커서 앞에 마무리 역할을 톡톡히 해주기 때문입니다.


졸업자 평판도


대학이 사활을 거는 대학평가 주요 지표에 '졸업자 평판도'가 있습니다. 주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특정 대학 출신들의 평판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이러한 평판은 사람들의 특정 대학에 대한 인상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실제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처럼 습관적으로 이미지와 평판이란 용어를 쓰지만 '이미지와 평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어보면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일상적으로 듣고 쓰는 말이지만, 막상 정의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면접시험에서 '이미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과연 몇 명이나 당황하지 않고 답할 수 있을까요?


이미지, 월터 리프만에게서 답을 찾다


언론인이자 명저 <여론>의 저자인 월터 리프만에게서 이미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보겠습니다. 그는 이미지를 '대상에 대해 개인이나 집단이 머릿속에 그리는 주관적 그림'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가 내린 이미지 정의에서 주목해야 할 말은 '주관적'입니다. 주관적은 다시 말해 내 멋대로와 동의어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는 내 멋대로 내 머릿속에 그린 그림이므로 허구이거나 거짓일 수 있겠죠. 또한 이 그림은 내가 직간접적으로 접한 정보나 인상이며,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신념입니다. 따라서 이미지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불완전한 그림인 셈입니다.



이미지와 같은 듯 다른 평판은 무엇일까요?


사실 평판과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미지에 시간을 더한 게 평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가고 싶은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의 평판은 하루아침에 이뤄졌을까요? 구글이 설립되자마자 세상에 그 명성을 떨친 건 아니었습니다. 구글에게도 긍정적인 평판을 쌓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좋은 장맛을 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구글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되고, 긍정적 이미지가 강화되거나 부정적 이미지가 긍정적 이미지로 바뀌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또한 평판을 이루는 여러 이미지의 우선순위가 재배치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끝에 형성된 실체가 바로 평판입니다.


이미지와 평판은 뿌리가 같다


같은 듯 다른 이미지와 평판은 뿌리가 같습니다. 학자에 따라 둘을 구분하거나 비슷하게 보기도 합니다. 제임스 그루닉과 발머는 이미지와 평판을 다르게 봅니다. 둘의 견해를 종합하면, 이미지는 어떤 대상에 대한 최근의 주관적인 신념과 인상이라면 평판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실체입니다.


하지만 폼브런의 견해는 또 다릅니다. 그는 모든 이미지를 합해 최종적으로 가지는 결론적 이미지를 평판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사실상 평판과 이미지는 그 뿌리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미지에 시간이 더해져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 평판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유재웅 저 <이미지 관리>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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