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강민 Nov 27. 2021

부동산, 누군가에게 불공평한 착취

마강래,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을 읽고

 도시계획학자이자, 지방분권에 비판적인 균형발전론자 마강래가 이번에는 부동산 문제를 다루었다. 그리고 역시나 대안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저자 마강래는 부동산 문제를 지금처럼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의 틀에서만 해결하고자 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수도권 지역 신도시 개발, 나아가 서울 강남 지역 재개발 및 용적률 확대 등을 통한 '공급 확대'는 충분한 양의 공급도 불가능한 데다가, 국토의 쏠림 현상을 가속하여 서울을 매력적 투기처로 남김으로써 집값 문제를 지속할 것이다. 1가구 1주택 원칙의 '수요 억제' 방식도 그 원칙 자체는 좋은 가치를 담고 있을지라도, 임대차시장 물량을 매매시장 물량으로 전환하여 전월세가의 상승을 이끌어 오히려 주택을 살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똘똘한 1채' 선호 현상으로 서울 수도권과 지방 간 국토의 부익부 빈익빈을 강화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마강래의 대안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수요의 분산'이다. 즉, 서울 수도권의 주택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중단기적으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이주' 같은 방안이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에 필적할 만한 대도시를 지방에 육성하여 사람들이 서울에 가야만 잘 살 수 있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굳이 서울로 몰리지 않도록 해야 주택 수요가 분산되어 집값의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모두가 서울만 바라보는 상황에서는 서울조차 살 수 없다.


 부동산에 대한 문외한으로서, 이 책을 읽고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이해의 틀이 생긴 듯하다. 특히, 책의 1부에서 집값 폭등의 원인, 그에 대한 정부의 대응, 현재의 집값이 거품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초보자도 읽기 쉽게 서술되어 있다. 2부의 균형발전의 틀로 바라본 부동산 문제와 대안도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책의 제목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분명, 저자도 부동산 문제의 피해자로 사회 취약계층, 2030세대, 지방 거주 주민 등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공평'하다거나 운의 문제인 것처럼 '불행'하다고 할 수 있는가? 향후 노동으로는 집을 절대 살 수 없는 사람, 집이 없다는 이유로 '벼락거지'가 된 사람 등과 주태에 대한 투자나 투기가 어려워진 사람, 종부세가 늘거나 생긴 사람의 문제를 같다고 할 수 있나? 이를 '공평한 불행'이라 칭하는 것은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세대•서울과 지방•계급 문제를 은폐하는 것이다. 공평하지도 않고 불행도 아니다.


착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