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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이사는 1박 2일!

생애 첫 이사가 제주라니

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Feb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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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신혼집에 들어올 때는 짐이 없었다. 신랑은 동해에서 나는 서울에서 각자 살던 짐을 용달차를 불러서 이사를 갔다. 커다란 가구도 없이 옷과, 책만 옮기는 이사였다.


신혼집에는 가구, 가전을 하나씩 채워 넣어야 했다. 이번에 그 가전을 몽땅 제주로 옮기게 되었다. 싱글침대 3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세기까지. 1박 2일,  어마어마한 제주 이사의 서막이 올랐다.


 



제주 이사라고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다만, 짐을 실은 이삿짐 트럭이 목포까지 내려가 새벽 1시에 떠나는 배를 타고 다음 날 아침이면 제주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이삿짐을 빼고 우리는 제주에 먼저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자동차를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루 전 '탁송'도 신청해 놓았다.


친절했던 탁송 기사님


제주에 도착한 뒤, 빈 집에서 잘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추울 것 같아서 하룻밤 저렴한 호텔에서 묶었다.


제주 이사는 이런 과정을 거친다.


- 이사 전날 : 차량 탁송 보내기

- 이삿날 : 빼기+제주도착+차량 인수

- 이사 다음날 : 이삿짐 도착






제주 이사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최진영 작가님의 북토크에서였다. '단 한 사람', '그 소녀..', '구의 증명' 등을 쓰신 소설가 최진영 작가님을 만났을 때, 작가님은 제주에서 육지로 이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다시 올라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운영하던 카페의 계약이 연장이 안된다는 것, 그리고 그 전화를 받은 뒤 운명처럼 간판이 떨어진 것이라고 하셨다. 그때, '이사를 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작가님은 12월에 추운 쪽으로 집을 알아보고 계셨다. 그때만 해도 제주 이사는 '다른 사람의 일'이었다.


세상에, 지금 제주에 있게 될 줄이야.




고단하고 까다로운 1박 2일의 제주 이사를 마치고 제주에 있다. 이사도 처음인데, 제주라서 더욱 떨렸던 것 같다.


직접 하는 일 중에 가장 힘든 것은 이삿짐 정리였고, 그 밖의 모든 것은 심리적으로 부담이 가는 것들이었다.


직접 냉장고를 들어 옮기지 않고, 세탁기를 설치하지 않는 데도 그 모든 것이 신경 쓰이는 것일까?




오늘로 모든 가전제품을 아슬아슬하게 설치했다. 80만 원쯤을 오로지 설치비에만 사용하고 말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데리고 왔으니 운명을 마무리하는 그날까지 잘 사용해야지.


특히 세탁실이 너무 좁아서 문으로는 세탁기, 건조기가 들어갈 수 없었다. 최악의 경우 우리 집 세탁기를 팔고 더 작은 용량의 모델을 중고로 구매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 이전설치 기사님은 '스카이'라는 특수 장비를 이용해서 창문으로 세탁기를 넣어주셨고 설치는 성공했다! 세상에나, 이 좁은 세탁실에 세탁, 건조기가 들어갔다!


 (다음에도 삼성을 구매할 결정적인 이유가 생기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이사를 앞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그냥 내 버려두면 어떻게든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앞서 걱정하지 말고 이사의 흐름에 몸을 맡기시기를. 첫 이사라서 걱정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모든 것이 이루어진 후에 보니 될 일은 되더라.


가야 할 이사는 가게 되니, 너무 걱정 마시길.

제주 이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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