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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가 오고 나면 내일은 맑겠지?

요즘 몸상태는요

제주는 오늘도 비 소식이 있다. 이번 주는 습하다가 비 오다가 잠깐 개는 날씨의 연속이었다. 이런 날이면 기상청을 보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한다.


"아, 또 비 오려나보다."


몸이 먼저 저기압을 체크하고 나에게 신호를 준다.




뻑적지근하고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듯한 느낌. 20대의 중반부터 비 오기 전의 저기압을 느꼈던 터라. 다른 사람들도 이 나이가 되면 다들 비 오는 날의 몸상태를 느끼는 줄 알았다.


요가원에서 나이 지긋한 도반님께 수업이 끝나고 말했다.


"또, 비 오나 봐요. 비 오면 몸이 아프지 않으세요?"

"아니, 난 괜찮은데?"


툭툭 일어나 매트를 정리하는 씩씩한 도반님. 나의 일주일 수련은 참으로 길고 길었다.




같은 근육통이 오더라도 해가 쨍쨍하고 맑은 날이면 기분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에 척추 마디 하나하나의 근육들이 모조리 느껴지니... 30분만 누워있으려고 했던 침대에 한 시간 반을 누워있다가 일어났다.


그래도 뜨끈뜨끈하게 이불을 덮고 있었더니 몸이 찜질을 한 것 마냥 따끈해졌다.


삶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한 마음상태를 같은 거라고 요즘 들어 다시 느낀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 행복한 것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라는 것도.




오늘 같은 날에는 어찌 내 몸이 이렇나. 궁금하기도 이상하기도 하고. 어디를 가지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다.



그래도 비 오는 날의 차분함을 느껴본다. 아직 고요한 이 시간을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비 오는 날 좀 찌뿌둥한 몸으로 글을 쓰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니 말이다.


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충분히 느끼면서 웃어본다. 그래, 오늘 하루도 이만하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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