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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하원하고 해변으로 달려!

서쪽 바다의 노을

어린이집 하원을 하고 금능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다. 금능해변은 협재해변 바로 옆이다. 협재 해변 앞에 상가들이 많이 있는 반면 금능해변 앞에는 상가가 거의 없고 텐트와 차박으로 캠핑 분위기를 내기 좋은 장소이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바람도 잔잔해서 해변에 왔다!




도착해 보니 바닷물이 다 빠져서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금능해변의 좋은 점은 중간중간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고, 그곳에서 아이들이 잡을 만한 소라게며 바다 다슬기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오자마자 바구니를 들고 바다로 달려갔다.





아이들이 보이는 곳에 그늘막 텐트를 치자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잠깐 숨을 놀릴 수가 있었다.


하원하고 매일 놀이터에서 두 시간씩 노는 바람에 여긴 어딘가, 나는 누군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놀이터에 들르지 않으면 자기 '할 일'을 못했다면서 울어대니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금능해변은 집에서 차 타고 20분 만에 닿는다. 여기에 오면 아이들도 자유롭고 엄마도 뒤꽁무니를 쫓아다닐 필요 없이 자유롭다.




한참을 앉아있다 궁금해서 다가가 보니 정말로 소라게들이 있다.


소라게들은 저마다 자기 몸에 알맞은 다슬기나 소라 껍데기에 몸을 끼우고 다닌다.


초등학교 때 문방구에서 파는 소라게를 학교에 가져오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러면 그게 신기해서 한참을 쳐다보곤 했었다. 그 소라게는 사막에 사는 것도 아니고, 계곡에 사는 것도 아니고 바로 이렇게 바다에 살고 있었다.





해가 넘어가고 나니 멀리까지 빠져나갔던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다. 바닷물이 넘실 넘실 밀려오며 노을을 담는다.


하늘과 이어진 바다, 아이들은 들어오는 물을 신기해하며 발목까지 오는 바다에서 첨벙거린다.





어둠이 찾아온 뒤에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5월 초만 해도 바람이 차가워서 해 지는 시간까지 버티질 못했었는데 이제 해진 뒤에도 많이 춥지 않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우주를 생각한다. 오늘도 지구는 스스로 한 바퀴를 빙글 돌았겠지.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우주 한복판에서 우리가 운명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생각한다.


우주 한 복판에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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