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이 진짜라고 믿어?

10분 글쓰기 연습 : 순간

그런 말이 있잖아.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이 순간 말고 아무것도 존재하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넌 이 순간이 진짜라고 믿어?


사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순간마저도 어쩌면 꿈이 아닐까 싶어. 내가 살아온 날들이 사라지는 그날, 한 권의 책처럼 덮이지는 않을까. 그냥 어떤 이야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야.


너도 혹시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니.




가끔은 오히려 말도 안 되는 꿈이 더 현실같이 느껴지기도 해.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심지어는 몇 년 동안 연락하지도 않았던 사람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


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책 속의 이야기가 진짜처럼 느껴지기도 해.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졌을 가짜인 이야기가 왜 그렇게 재미있고 인상 깊은 걸까. 심지어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니까 말이야.




난 뉴스를 보지 않은지 오래되었어.


나쁜 일이 매일 같이 반복되는 뉴스가 보기 싫어졌거든. 뉴스는 오늘이 최악이라고 말해. 지금도 세상에서는 온갖 나쁜 일들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스를 끊어도 소식은 전해 듣게 돼. 트럼프가 또 어떤 일을 벌였다고 국제 정세가 말도 아니라는 거. 근데 그거 알아? 사람의 입으로 전해 듣는 뉴스도 정말 재미있다.


저 멀리에서 일어나는 나쁜 소식들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소설 속 이야기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긴 할까.




장편소설을 쓰다 보면 하루의 일정 부분은 현실에 살지 않아. 이야기 속에 사는 순간이 분명히 있어. 하루 중 일부는 현실에 살고 또 다른 일부는 이야기 속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거야.


그러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은, 잠시 쉬려고 돌아오는 현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여기에 산다는 건. 정말 놀랍도록 현실적이고 논리적으로 이어지는 긴 꿈이 아닐까. 그 사이사이에 잠깐씩 엉망진창인 꿈에 빠지면서. 그래서 비현실적이고 제멋대로인 꿈이 더 재미있나 봐.



* 사진: UnsplashAsh Amplif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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