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서 버틴 임신, 출산, 육아의 시간
아기는 2월생이다. 아기를 낳으러 갈 때만 해도 따뜻한 니트 원피스에 기모레깅스를 입고 수면 양말도 신고 있었다. 산후조리를 할 때 입으려고 따뜻한 내복도 두 벌이나 들고 갔다.
집에 올 때도 여전히 겨울이었다. 꽁꽁 싸맨 채 얼굴만 내민 아기에게 찬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했다. 집에 돌아와서 신생아인 아기와 정신없이 함께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첫 번째 산후 도우미가 왔을 때였다. 때는 삼월 중순을 넘어서고 있었다. 산책 겸 걸어서 우리 집까지 오신 아주머니는 그날따라 날이 따뜻하다며 나가보라고 권하셨다.
나는 그때까지도 산후 도우미에게 아기를 맡기고 밖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그분을 믿을 수 있었기에 그날은 외출을 결심했다.
밖에 나갈 생각을 하니 아침부터 마음이 떨렸다. 이왕에 나가는 거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으려고 산후마사지도 예약해 놓았다.
아기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현관을 나서자마자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나무마다 봉오리가 올라왔고 어떤 나무는 일찌감치 꽃을 피웠다. 나는 분홍 꽃잎을 경이롭게 쳐다보며 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훈훈한 봄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렇게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구나.
한 달이 넘는 시간을 집안에서만 보냈다. 시험공부를 할 때도 밖에 못 나가고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아기는 달랐다. 모유 수유 때문에 항상 엄마를 필요로 했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생명에 대한 무거움 때문에 아기를 떠나 있기도 어려웠다.
나는 가벼운 걸음으로 택시를 잡아탔고 카페에 가서 자몽에이드와 생크림을 듬뿍 얹은 크로플을 샀다. 유제품을 먹으면 아기가 설사하는 걸 알았지만 고소하고 달달한 냄새가 솔솔 풍기는 걸 참지 못했다.
카페에 앉아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어서 음료와 크로플을 들고 나왔다. 마사지샵 앞에서 한입 베어 물었을 때 그 행복함이란.
나는 그걸로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봄바람이 든 아가씨처럼 신이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사진: Unsplash의Andrik Langfield
코로나에서 버틴 임신, 출산, 육아 중 [출산편]중 마지막 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육아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독자님 항상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