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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Jul 07. 2023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뭘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의 기쁨


저는 지금 제주도에 있습니다. 여행 중에도 블루투스 키보드를 가지고 글을 쓰니 정말로 작가가 된 느낌입니다.


새벽에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맞이했어요. 동동이와 남편은 아직도 침대에서 자는 중인데.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원래 동동이가 가장 먼저 일어나서 우유 달라며 엄마 아빠를 깨우거든요.


창밖으로는 낯선 제주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제주도는 나무가 참 많아요.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또 그 뒤로는 바다가 조금 보입니다.




여행이 떨리는 이유는 뭘까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화장실 문도 낯설고 바닥의 타일도 낯섭니다.


저는 특히 해외여행을 갔을 때 아침에 일어나면 약간에 괴리감을 느끼곤 했어요. 잠든 동안은 집인 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집에서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와 있는 거죠. 아직도 집이 아니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먼 곳이구나 느끼면서요.


낯선 곳에서 그동안의 나와는 조금 다른 하루를 살아보는 것.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모르겠는 것. 가끔은 막막해서 두렵지만 그래도 떨리는 것. 그게 여행인 것 같아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를 꺼내줄 작은 변화의 가능성이랄까요.




사실 제주 여행은 말도 통하고 렌트도 너무 쉽고 여권도 필요 없어서 그다지 도전이나 모험이라는 느낌은 받기 어려웠어요. 그냥 나들이 같기도 하고요.


이번 여행에선 동동이가 비행기도 얼마나 잘 타던지 울지도 않았어요. 딱 6개월 전에는 징징거렸거든요. 너무 의젓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어서 비행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마 내년에는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동이와 손잡고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다니는 그날을 꿈꿔봅니다.




* 사진: UnsplashViktor Bystr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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