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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글 Nov 04. 2021

우리 가족은 매일 저녁 글을 쓴다.

글쓰는 가족

 우리 가족의 구성은 이렇다. 평범한 40대 직장인 아빠,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는 엄마, 그리고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 한 명. 이렇게 세 식구가 저녁이 되면 함께 둘러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아주 대단하거나 거창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일기를 쓰듯 글을 쓰고 있다. 그렇게 글을 쓴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간다. 가족이 함께 글쓰기를 하면서 이렇게 쓰는 이야기를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제대로 써보는 공간이 필요했다. 




 나는 글쓰기를 제대로 배운 사람은 아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책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읽은 책도 얼마 없는 평범한 일반인. 나를 표현한다면 딱 그 정도이다. 그랬던 내가 변했다. 가족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글쓰기의 재미를 알게 되었고, 뛰어난 표현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글로 생각을 써 보는 능력이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가족 글쓰기를 하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한 때 열심히 했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내 이야기가 약간의 수입을 벌어다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수익보다 더 큰 깨달음은 생각보다 내가 글쓰기를 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내 이야기에 공감을 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런 공감이 썩 나쁘지 않다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브런치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본다. 이렇게 브런치에 새로 글쓰기를 해 보려는 이유는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이렇게 글쓰기를 할 수 있고, 또 이런 글쓰기를 온가족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써 보고 싶어서다. 우리의 이야기를 보고 함께 글쓰기를 시작해 보는 가족이 생긴다면 그만큼 보람있는 글쓰기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의 글쓰기는 2020년 7월부터 시작되었다. 엄마와 아이만 '매일 생각하는 어린이'라는 것을 보고 나서 노트에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기 싫어하는 아이, 퇴근하고 힘이 들지만 아이에게만 글쓰기를 강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힘겨운 줄다리기의 연속이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는 아빠도 함께 해야 한다고 여러번 이야기를 들었으나, 그때마다 회사일로 피곤하다며 회피하던 나였다.

 

 하지만 한 지붕 아래에서 언제까지나 도망만 다닐 수는 없는 노릇. 11월 중순 경 팽팽한 줄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결국 아빠도 무조건 글을 써야 한다고 하는 날이 드디어 오고야 만다. 그렇게 시작한 가족이 함께 하는 글쓰기. 처음에는 공책에 직접 연필이나 볼펜을 잡고 썼다. 잠깐 메모하는 일 외에는 긴 글을 써 볼 일이 없다보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힘겹게 수기로 글을 쓰다가, 난 도저히 손으로는 못 쓰겠다고 선언하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 가족의 글쓰기 노트. 매월 하나의 페이지를 만들고 그 안에 글을 쓰고 있다. 어느덧 11개월을 다 채운 우리 가족의 글쓰기 노트.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서 이제 총 12개의 페이지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우리 가족이 글쓰기를 하는 그런 이야기를 써 보기 위해 이렇게 시작의 글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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