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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글 Dec 30. 2021

영화 <마션> 작가의 소설,
아르테미스

달에서 일어나는 SF 서스펜스

화성에서 홀로 살아남은 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마션>의 원작가인 앤디 위어가 달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하여 쓴 소설인 『아르테미스』를 읽었다. 이 소설은 지금으로부터 70년 후 달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 이름이 '아르테미스'인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은 영화 <마션>을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 아니라, 『프로젝트 헤일메리』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대출해 오라는 명을 받들어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된 것이다. 저 책을 찾다가 함께 나오는 도서에 『마션』이 함께 나온 것을 보고, 응? 하면서 나란히 나오는 제목인 이 책 『아르테미스』를 빌려본 것이다.


아르테미스

달에 사는 수학 천재의 기발한 범죄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 앤디 위어 장편소설


저자인 앤디 위어는 평범한 공대생 출신이라고 한다. 공대생이라고 글을 못 쓰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에 빠져서 많이 읽었다고 한다. 영화화 된 첫 작품 <마션>은 블로그에 연재를 했던 소설이라고 하니,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을 쓰게 된 계기도 재미있는 소설책을 살펴보다가 그만 짜증이 나서 자신이 직접 소설을 쓰기로 해서 쓴 것이라고 한다. 상상의 스케일도 크고, 그 상상이 나름 납득이 가도록 하기 위해 온갖 과학과 수학적 지식을 가져다 쓴다. 


이 책은 달의 도시인 아르테미스에서 주인공 재즈(자스민)이 큰 범죄 사건에 휘말려서 그를 해결해 나가는 내용이다. 배경이 달이기 때문에 지구와는 다른 중력과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주복이 필요한 상황만 다르고, 지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범죄 이야기를 다룬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작가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솜씨가 탁월해서 술술 읽히는 편이고, 재미도 있다. 조금 이해가 안 가는 부분 중 하나는 생각보다 수학적 사고력을 요하는 상황은 안 나오는데, 책 설명에 저런 표현을 쓴 것은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최신작 『프로젝트 헤일매리』가 나오면서 리커버 책이 나왔는데, 그곳에서는 '수학 천재'라는 표현은 넣지 않았다.)


이 작가의 책은 영화로 만들기 좋은 소재와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이 책도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을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그리는 상상의 세상이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 '자스민'이어서 그런지 주인공 역으로는 영화 <알라딘>(실사판)의 주인공을 맡았던 '나오미 스콧'이 딱 어울리는 느낌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그녀가 활약을 펼치는 모습이 내 머리 속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책에서 묘사하는 주인공의 모습하고 찰떡이다. (책의 주인공 재즈는 성적으로 조금 문란한 생활을 하는 편으로 묘사가 되기는 하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분이 딱이다.)


나오미 스콧


최신 작품인 『프로젝트 헤일매리』는 영화화가 바로 결정되어서 영화 촬영도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데, 이 작품은 그런 소식은 없는 것 같다. 헐리우드 영화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 주요 장면은 다 있는데 말이다. 가령,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 닫힌 문도 쉽게 따고 들어가는 등의 능력의 출중함 등을 다 갖추고 있는 것 등.. 전반적으로 과학지식을 갖다 쓰기는 했지만, 이 책은 스토리 전개에 더 초점을 맞춘 듯하다. 영화화는 염두에 둔 것 같지만, 용두사미 같은 느낌 때문에 그 소식은 더 업데이트가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최신 작품에선 대놓고 더욱더 복잡한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소설을 써버렸다. 이 작가의 세계관을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 과학적, 수학적 지식이 있어야 흠뻑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좀 들기는 한다. 뭐, 몰라도 소설을 통해 과학 상식을 얻어갈 수도 있기도... 이 소설을 읽으면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배울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 올라온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진들은 이 책을 좀 봤어야 한다. 처음 달에 착륙했을 때는 달의 중력 변화에 다른 사람들의 움직이는 모습을 적용하는 듯했지만, 금방 사라져 버렸다. 우주복 입고 있는 것만 아니면 이게 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지구 어딘가 한 구석에 있는 곳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다. 공돌이다 보니 허구인 드라마를 봐도 뭔가 사실성이 떨어지면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지옥>이나 <오징어 게임>처럼 아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면 다르겠지만.


이 책의 영화화에 대한 소식이 다시 업데이트되었으면 한다. 여주인공은 당연히 나오미 스콧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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