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식탁에서 느끼는 것들
슈퍼마켓에 가면 사시사철 같은 채소가 놓여 있다. 하우스 재배 덕분에 토마토는 겨울에도, 딸기는 여름에도 살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철에 먹는 토마토는 맛이 다르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다르다.
3월 제철 음식을 정리한 글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냉이, 달래, 쑥. 이 이름들만으로도 봄이 온 것을 알 수 있다. 계절에는 그 계절만의 언어가 있고, 음식이 바로 그 언어다.
직접 길러 먹는 사람들이 부럽다. 오이 재배 방법을 다룬 글을 읽어보면, 씨앗 하나에서 열매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꽤 기다. 조급함을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다.
토마토를 심는 시기도 정해져 있고, 들깨를 파종하는 타이밍도 따로 있다. 자연은 자기만의 시간표로 움직인다. 우리가 맞춰야 하는 것이지, 자연이 우리에게 맞추는 게 아니다.
요즘은 뭘 먹느냐가 곧 어떻게 사느냐를 말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배달 앱을 열면 선택지는 넘치지만, 정작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날이 많다. 그럴 때 제철 음식이라는 기준이 도움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지금 이 시기에 가장 맛있는 것을 먹으면 된다.
냉이된장국 한 그릇이면 충분한 봄날이 있다. 그건 분명 사치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소박하고, 가장 정확한 계절의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