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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Sep 11. 2023

아이 잘키우기의 시작점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기

아이 잘 키우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 하나 있다. 내가 아이에게 원하는대로,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면 된다. 아이는 부모의 축소판이며 부모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많은 육아서들이 00한 아이로 키우고 싶으면 00해주라고들 얘기한다. 아니, 애써서 뭘 해줄 필요 없이 나부터 그런 사람인지를 되돌아보자.


나도 안되는 것을 아이에게 요구할 자격은 엄마라도 없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은 나의 아킬레스건과 같기 때문에 아이에게서도 늘 예민하게 잘 보인다. 공부에 한 맺힌 사람일수록 아이 공부에 집착하게 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아이 자존감에 집착하게 된다. 본인의 내향적인 성격이 마음에 안든다면 아이의 성격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아이에게 요구할때, 육아는 고통스러워지며 아이와의 충돌이 일어난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살아가는데 별로였던 것을 떠올리며 무의식중에 아이에게 강요하게 된다. 나를 닮아 힘들어 질까봐 걱정하다가 되려 아이를 비난하고 채찍질하게 되는 것이다. 참된 교육이란 나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이면 자연스레 아이는 보고 배우는 것이다.


좋은 엄마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나 자신이 스스로 멋지고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다. 솔로 시절,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같은 맥락이다. 내 아이를 좋은 아이로 잘 키우고 싶다면 아이에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아이를 잘키우기 위해 안달난 마음을 내려놓고 나부터 성장해보자. 아이만 너무 신경쓰지말고 나부터 성찰하고 사랑하자. 나부터 내면이 단단한 인간다운 인간이 되면 육아는 많은 부분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사랑이란 내 자신에게 먼저주고 그것이 가득찼을 때 흘러넘쳐서 남에게도 줄 수 있는 것이다. 엄마는 나부터 사랑을 넘치게 줘야 아이도 잘 사랑할 수 있다. 나는 뒷전으로 두고 아이만을 위하는 것은 현명한 육아 방법이 아니다.


아이를 사랑하기 전에 자신부터 충분히 사랑할 것이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하고

아이의 욕구를 들어주기 전에 자신의 욕구부터 살펴보고 들어줘야 할 것이다.

아이를 공부시키기 전에 자신이 먼저 공부를 할 것이며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기 전에 자신이 먼저 도전과 경험을 거침없이 해야 할 것이다.

아이를 통해 자아실현 할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자아실현 해야 할 것이다.

엄마는 실수와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면서 아이는 그러지 않길 바라는가

엄마는 아이에게 자율성을 주고있지 않으면서 자기주도적인 아이가 되길 바라는가



아이가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행복한 사람이 되면 된다.

아이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면 된다.

아이가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 되면 된다.

아이가 감정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감정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면 된다.

아이가 가치 있는 삶을 살기 바란다면 나부터 가치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면 된다.

아이에게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 전에 뭐든지 부모가 먼저 그런사람이 되면 된다.

아이는 자연스레 엄마를 닮아갈 뿐이다.


부모도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 아이에게 너무 많은 걸을 기대한건 아닐까?


누구나 아이를 갖기 전부터 원하는 이상적인 자식상이 있다. 실제 태어난 아이와 내 마음속 이상적인 아이의 괴리에서 엄마는 ‘좀 잘키우고 싶은데’라는 마음이 생긴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아이를 잘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 ‘나부터 그런사람 되기’를 생각하면 많은 부분 불가능한 영역에 집착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나도 못하는 것을 늘 아이에게 요구하고 있는 셈이니까. 아주 사소한 일이더라도 일상을 살펴보면 나도 달달한 음식이 맛있으면서 아이는 못먹게 하고, 나도 티비보는게 재밌으면서 아이는 못보게 하고, 나도 밤늦게까지 노는게 신나면서 아이는 못하게 하고 있으니까.


육아의 시간은 인생에 진정한 자아성찰의 시간이다. 육아를 통해 이제껏 보지 못한 내 밑바닥과 한계를 많이 만나게 된다. 나라는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 지도 처음 만나게 된다. 스스로 별로인 모습에 괴로워하고, 더 나은사람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거쳐 더 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아이를 키우면서 오히려 내가 더 자라고 있다. “애를 낳아야 어른이 된다.”라는 옛말처럼, 나를 깊이 돌아보며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감사한 시간이다.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다가 나를 돌아보게 되고, 나의 성찰을 통해 그 모든 것이 내 욕심이었음을 깨닫는다. 나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아이에게는 엄격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 사회는 엄마들에게 세상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를 키운다는 명목하에 삶의 본보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모든 엄마들이 도덕적으로 뛰어나거나 인간적으로 성숙한것도 아니다. 엄마가 되었다고 갑자기 좋은 사람으로 돌변하지도 않는다. 나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노력할 뿐 완벽한 사람, 완벽한 엄마가 전혀 아니다. 하물며 태어난지 고작 얼마되지도 않은 아이는 어떤가? 내가 내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그 어떤 좋은 마음일지라도 욕심이며 강요이다. 내려놓자. 애쓴다고 되는게 아니라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려 노력하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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