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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Sep 12. 2023

편한육아의 시작점

육아의 주도권을 내게로

편한 육아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육아의 주도권을 나에게 가져오는데서 시작된다. 엄마가 자신의 생각과 소신이 뚜렷하다면 그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자기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지도 않고, 자기 생각에도 확신이 없으니 자꾸 남의 시선과 남의 방법에 휘둘리게 된다. 엄마가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있으면 아이키우는 일이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 잘 몰라서 불안한 것보다 자기 생각이 없어서 불안한 것이 더 크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엄마 밑에서는 아이도 혼란스럽고 엄마의 눈치를 보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육아서는 그 책을 쓴 사람의 생각이지 내 것이 아니다. 빈 시간에 육아서나 육아강의는 많이 보면서 정작 자신의 생각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나에 대한 문제의 해답은 거의 내 안에 다 있다. 나를 가장 잘 아는건 나이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처럼 스스로 질문을 하면 대부분 답을 찾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답들은 참고자료일 뿐이다. 혼자 고독한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 육아도 마찬가지다. 내상황, 나라는 사람의 특성, 우리아이의 특성이 모두 똑같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그러니 나에게 맞는 답은 오직 나에게 있다. 당신집의 전문가는 바로 당신이다.


남의 말을 아예 듣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먼저 탐색하고 인생의 가치와 육아의 방향을 먼저 잡으라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좋다는 것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만 필터링할 능력이 생긴다. 불필요한 부분은 가볍게 넘기고 필요한 부분을 자신의 육아에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육아도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사실 아이의 내적 성장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엄마는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해진다. 내면이 잘자라고 있는지 가시적으로 확인할 길이 없으니 자꾸 남의 말에 의지하여 무언가를 더하려고 한다. 요즘의 육아는 과한 보살핌과 과한 물질적 제공으로 엄마가 아이에게 시달리는 동시에 아이도 엄마에게 시달리는 중이다.


육아의 주도권을 나에게 가져오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 내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깊이 먼저 하고 내 것부터 다 잡아놓아야 편한 육아가 가능하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있어야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도 정리가 된다. 남과 비교하거나 남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내 자신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할 일 없는 사람들이나 남의 삶에 입을 댈 뿐, 남들도 사실은 나에게 별관심없다.  


육아의 시간은 인생에 진정한 자아탐색의 시간이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내가 어떨 때 가장 행복한지 알아가는 시간이다. 아이를 낳고 체력과 내시간이 극도로 사라지는 경험을 통해 중요한 것들은 더 뚜렷하게 잘보인다.


내 경우에는 자연, 운동, 여행이 가장 가치있는 활동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가장 행복해하는 것, 나를 가장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것, 내가 가장 아깝지않게 돈을 썼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탐색의 끝에는 이 세가지가 항상 있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여행하는 삶, 운동하는 삶 이 세가지는 공통분모가 있기도 하다. 자연에서, 뛰어놀면서,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더 중요한 세상에서 감사, 회복, 지혜, 사랑, 도전과 같은 것들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또한 몸과 마음이 실제로 건강해지며 작은것에도 행복해진다. 무엇보다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자신이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참 좋다.


나에게 나머지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조금 부족하게 먹고 입고 살아도 전혀 아무렇지가 않다. (내가 얼마나 똑같은 옷만입고 다니는지 아는사람은 알것이다.) 이런 내 가치관 때문에 우리집애들은 누가보면 약간 거지꼴스러울 수도 있다. 옷도 잘안사고 머리도 대충 집에서 깎고. 먹는것도 늘 영양과잉시대라고 생각하며 그냥저냥 준다. 대신 자연에 자주가고 몸으로 놀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것만은 확신한다. 내가 앞으로도 살아갈 방식은 자연, 운동, 여행이다. 아이들도 자연스레 그렇게 키워갈 것이다. 중요한 가치들은 그 속에 다 스며들어있기 때문에 내가 의식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다. 육아라는 것이 절대 편할리 없지만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대로, 내 스타일대로 해나가면 억지로 한다는 것이 줄어들면서 좀 낫다.  


이것은 나의 예시일뿐이다. 누군가는 먹는것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고, 예쁘게 단장하는 것일 수도 있고, 예술적 활동이 가치가 클 수도 있다. 당신도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뽑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갈지에 대해 고민을 해보길 바란다. 그것이 내 삶과 육아의 주체가 되는 방법이다. 그러지 않으면 남들이 하는대로 무작정 따라가면서 고통스러워질 수도 있다. 그렇게 질질 끌려가는 육아는 나를 잃고 피곤하다.


매체에서 보여지는 타인의 육아는 타인의 강점만 나오는 것이다. 못하는 부분은 다루질 않는다. 그러니 남들이 잘하는 부분만 부각되어 보게되고, 현실의 나도 그렇게 해야만 될 것 같은 착각이든다. 웃긴 것은 안하면서, 하기 싫으면서 계속 그 모자란 부분을 생각하며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모든면에서 잘할수 없고 모든 것에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쓸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육아는 진정 ‘나다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기회를 준다. ‘내가 낸데’라는 경상도 사람들 특유의 꼰대 마인드가 있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이며, 나는 나를 가장 잘 알고 나에게 있어서는 내가 하는 방법이 가장 맞다고 믿는 것이다. 남을 믿고 의지 하는 것에서 벗어나 ‘내가 낸데’의 마인드를 장착하고 육아도 그렇게 살짝 터프하게 하는 것이 편한육아로 가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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