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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다고 결혼할 수 있을까?

by 나무
화면 캡처 2021-03-14 184605.png

사람들이 너무나도 나에 대해 모른다.
20대 후반에는 나도 연애를 해보겠다고,
밤새도록 목도리를 떠봤고,
케이크도 만들어 봤고,
밤을 새우며 연락을 기다린 적이 있다.
그때마다 번번이 차였다.

30세 전에는
인생을 숙제 풀듯,
서른 전에 결혼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에
소개팅이 들어오면 열심히 나갔다.
대부분의 소개팅은 나의 조급함에 망쳤다.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노력을 안 한 게 아니라,
그저 인연이 닿기를,
묵묵히 기다린다.

우연히 나라는 사람을 알아봐 줄 한 사람,
나의 여린 감정들에 물들어 줄 한 사람,
얼굴도 형체도 알 수 없는 그를
오늘도 그리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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