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없는 기억은 바람처럼
기록하지 않으면 잊히는 기억
기억은 늘 나보다 빠르게 멀어진다.
어제 들었던 노래의 가사도,
누군가의 따뜻했던 눈빛도,
길을 걷다 마주친 아름다운 하늘도
기록하지 않으면 금세 흐릿해진다.
그래서 나는 자꾸 무언가를 적는다.
어쩌면 이건 기억을 붙잡기 위한
나만의 애틋한 몸짓이다.
그날의 날씨,
그 사람의 말투,
내가 왜 그 순간에 울컥했는지를
조심스럽게 글로 옮긴다.
잊고 싶지 않아서 기억하고 싶어서
무언가를 적는다는 건,
그때의 나를 다시 꺼내어
한 줄 한 줄 안아주는 일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진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모든 걸 다 잊는다는 건
사실 그 안에 나를 잃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작은 기억 하나가
어떤 날은 내 하루를 지탱해준다.
길을 걷다 피어난 꽃 한 송이,
누군가의 다정한 인사,
내가 나에게 했던 위로 한마디.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쓰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도록,
어느 날 다시 꺼내 봤을 때 그날의 온도가 그대로 느껴지도록.
기록은 기억의 조각을 붙잡는 일이고
지나간 나와 마주 앉는 일이다.
기록하지 않으면 잊히고,
잊히면 결국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나의 일부를
나는 오늘도 조용히, 천천히 써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