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
멀어진 사람. 가까워진 나
누군가 멀어질 때마다,
나는 나에게 조금 더 가까워졌다.
처음엔 그게 아팠다.
애써 붙잡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혼자서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 했고,
말하고 싶은 감정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됐다.
그 사람과의 거리는 결국
내 안의 공백을 채우는 시간으로 이어졌다는 걸.
그 사람이 내 삶에 더는
머물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배웠다.
괜찮지 않은 날에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조용히 커피 한 잔을 쥐고
나를 안아주는 사람도 결국 나 자신이었다.
멀어지는 사람을 붙잡지 않기로 했을 때
비로소 나를 붙잡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던 시간만큼,
나를 이해하고 안아주는 연습을 하게 됐다.
마음이 텅 비는 순간마다
나는 그 빈 공간에 조용히 나를 채워 넣었다.
작은 습관을 만들고,
나만의 일상을 가꾸고,
오랜만에 내 마음을 들여다봤다.
사람이 떠나는 건 늘 슬프지만 그 이별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무너졌던 마음의 틈 사이로
새로운 빛이 스며들었다.
지금 나는,
누구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누구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지 않는다.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는
나를 느낀다.
멀어진 사람은
이제 추억 속의 한 장면이 되었고
나는 더 깊고 고요한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멀어짐은 끝이 아니었다.
그건 오히려 나와 가까워지는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