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온도
뜨겁고도 짧은 순간들
햇빛은 아침부터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힌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가는 계절이다.
나의 감정들이
조금씩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함께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
아무리 설명해도 닿지 않는 말들.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서서히 고개를 떨구고,
나는 말 대신 침묵을 고르곤 했다.
마치 물을 마셔도 해소되지 않는 갈증처럼,
마음의 갈증도 점점 더 심해져만 갔다.
태양 때문인지,
사람 때문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의 감정은 붉게 달아올랐다.
그 뜨거움은
단순히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무언가였다.
갈등, 외로움, 기대, 실망,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미련까지.
함께 있어도 외롭다는 말.
그 말의 뜻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가까이 있지만 마음은 멀고,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 시간.
상대의 말 한마디는 때로는 햇빛처럼 따뜻하고,
또 때로는 칼날처럼 날카롭다.
작은 말에도 쉽게 다치고,
사소한 눈빛에도 마음이 휘청거렸다.
어느새 우리는 말을 줄이게 되었고,
그 침묵 속에서 많은 것을 감추게 되었다.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이해받으려는 마음도 내려놓았다.
잠시 스쳐가는 계절이었던 그 여름은 끝내
서로의 마음을 다 털어놓지 못한 채 지나쳐버렸다.
그리고 나는 안다.
그 계절이 떠났다고 해서
감정까지 함께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걸.
마음의 더위는 쉽게 식지 않는다.
다 타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한 줌의 그을음만이 남는다.
여름은 그렇게 끝났고,
우리는 그렇게 멀어졌다.
하지만 어떤 계절보다도 그 여름이 가
장 뜨겁게 기억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