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원으로 메이플자이를 산 트레이더 친구-(1)

트레이딩 첫번째 이야기

by 김민석

아무래도 투자의 세계에 오래 있다 보면, 다양한 스타일로 투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대략 두 부류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밸류에이션을 계산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가치투자자,

차트의 흐름과 보조지표를 읽으며 기술적 분석을 매매 타이밍을 잡는 트레이더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단순히 둘로 나누는 건 다소 거칠지만 편의를 위해 이렇게 구분하였습니다.


그중에 정말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알고 지내는 트레이더들 가운데 시장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았고, 지금도 꾸준히 수익을 쌓아가고 있는 보기 드문 케이스입니다. 성향도 잘 맞아 처음 만난 날 집에 놀러 가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실 정도로 친해졌고,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고 있는 친구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은퇴 후 '기술적 분석을 통한 단기 매매'를 생각하시는 분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이 친구가 말해줬던 생생한 경험과 함께, 짧은 시간이지만 저 역시 같이 트레이딩을 했던 경험을 말씀드리고 올바른 의사결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질 거 같아 연재를 해보겠습니다.




3번의 깡통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건 2021년, 코인 시장이 위아래로 엄청나게 출렁거리던 시절이었습니다.


친한 형의 소개로 만났었는데, 이 친구는 그때 코인 레버리지 트레이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술자리에 앉은 몇 시간 동안 앉은자리에서 롱숏하는 것을 보여주더니 300만 원을 벌더군요. 저는 레버리지 트레이딩을 하진 않았지만, 투자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트레이딩을 시작하게 되었고, 아직까지 하고 있는지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부터 시작했어? 어떻게 하게 된 거야?"


그런데 그때부터, 그의 상상도 하지 못한 사연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스크린샷 2025-08-12 오후 12.19.12.png 수많은 위스키 컬렉션들의 일부...





그 친구는 트레이딩을 2018년 경 시작해 무려 3번의 깡통을 찼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깡통이란, 단순히 투자금이 바닥나는 정도가 아닙니다. 은행 대출, 카드론, 심지어 2 금융권/3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더 이상 돈을 끌어다 쓸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파산신고를 하기 직전의 상황인 것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트레이더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이런 이야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 유명한 파생 트레이더 알바트로스님의 책 <돈을 이기는 법>에서도 그분이 이 자리에 도달하시기까지 겪은 '지옥과도 같은 경험'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트레이딩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스크린샷 2025-08-12 오후 12.17.04.png


트레이딩이라는 것이 단기간에 큰 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단기간의 큰 손실과 리스크에도 많이 노출됩니다.

가치투자는 때로 '물타기'와 기다림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트레이딩에서 그런 식의 대응은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일수록 기계처럼 원칙을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이런 사연들이 비일비재한 거 같습니다.


그럼 제 친구는 어떻게 트레이딩을 시작하고 깡통을 경험했을까요?





이 친구는 본질적으로 똑똑한 친구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방황을 했으나, 뒤늦게 정신 차려 대학을 진학했고, 취업도 TOP Tier 대기업 상사에서 시작한 친구였습니다. 천성이 자유로워서 회사생활이 힘들었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업무 퍼포먼스는 충분히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리 대기업을 다니더라도 급여 모아 만족할만한 돈을 모을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만족이라 하는 건 집을 사고,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돈을 만드는 것입니다. 집값의 범위도,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돈의 범위도 천차만별이지만, 우리는 아무튼 알고 있습니다. 월급만으로 만족할만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트레이딩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하여 '한번 경험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트레이딩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 비율이 많은 거 같습니다. 어느 정도 본인의 지적 수준에 자신이 있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딩 바닥은 그런 사람들이 살아남는 사람보다 없어지는 사람이 많을 만큼 무서운 정글입니다.




첫 번째 깡통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냥 롱숏을 하다가 '어어어..' 하는 사이에 돈이 없어져버렸다고 합니다. 제가 '당연하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뭔가 정말 당연하게,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시작'처럼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당시엔 그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월급은 대출 이자와 트레이딩을 위한 추가 납입금으로 모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 깡통이라고는 하지만, 이 기간은 그냥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던 기간이었던 것입니다.


보통 이럴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대부분은 트레이딩을 접고, 회사 일에 전념하는 길을 택합니다. 그게 이성적인 선택이니까요.


하지만 만약 은퇴를 한 상태에서 이런 일을 겪는다면 어떨까요?

평생 모아놓을 돈을 한순간에 잃어버린다면?

다시 일을 시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래서 저는 트레이딩을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의 선택은 퇴사였습니다.

'제대로 해봐야겠다', '여기에 내 인생의 승부수를 걸겠다'

라는 생각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본격적으로 트레이딩을 시작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이만한 각오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던지는 베팅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 용감함이 있어야 가능하고, 그래야 본인이 원하는 위치에 도달 가능한 것 같습니다.


퇴사 후 그는 트레이딩 레벨업을 하기 위해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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