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원으로 메이플자이를 산 트레이더 친구-(2)

트레이딩 두번째 이야기

by 김민석

앞 편에 이은 연재입니다.

https://brunch.co.kr/@gmsuhodaddy/50



이 친구가 틀어박혀서 공부했던 도서관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들을 당시, 꽤 큰 도서관이라고 느꼈던 건 기억이 나는데 그 이유는 거기에 있는 모든 트레이딩과 투자 관련 서적들을 싹 다 읽었었고, 그게 세자리수 권수는 넘었을 거라 이야기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1년여를 틀어박혀서 공부하고, 시장을 복기한 친구는 '이만하면 됐다'라는 생각에 다시 시장에 복귀를 했다고 합니다.


그는 다시 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복귀 후 몇 주간은 성적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그의 성격상, ‘나쁘지 않았다’라는 표현은 사실 겸손에 가까웠을 겁니다. 아마 한 달에 수십 퍼센트의 수익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짧은 기간 동안 부채의 대부분을 갚을 정도로 수익을 올렸지만, 결국 또 한 번의 실패가 찾아왔습니다. 잠시의 방심, 그리고 한 번의 과감한 베팅이 모든 것을 무너뜨렸습니다. 그렇게 그는 두 번째 깡통을 차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세 번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보수적으로 움직였습니다. 확실한 자리에서만 트레이딩을 했고, 매매 이후에는 철저히 복기하며 자신을 다잡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습니다. 다시 깡통. 세 번째 실패였습니다.




이 시점에서 친구는 진지하게 포기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정말 할 만큼 한 거 같은데, 더 이상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거 같은데 계속 실패가 거듭되니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수년간 트레이딩에 인생을 올인했기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상태였습니다. 전공도, 경력도, 다른 길도 없었습니다. 눈앞에는 실패만 쌓여 있었고, 미래는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그때의 막막함이 얼마나 컸을지 차마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친구는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정말 친한 친구가 빌려준 300만원으로 모든걸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도전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마저 잃게 된다면 그냥 삶을 포기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그때 부터는 깡통을 차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게 되었다더군요.


그리고 이 과정을 다 털어놓은 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3번의 깡통은 진리다.”


사람들이 트레이딩에 뛰어드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짧은 시간 공부해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니다. 그리고 그 길이 쉽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차트의 모양에 따라 툭툭 주문을 넣고, 눈 깜짝할 사이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짜릿할까요. 심지어 게임처럼 재미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이 친구의 사례만 보더라도, 그리고 알바트로스님의 책 '돈을 이기는 법'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전까지는 인생 전체를 걸고 치열하게 싸워야만 겨우 과실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수익을 낸다고 해서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 잘하고 있어도 내일은 아닐 수 있고, 오늘 통하는 전략이 내년에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끊임없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직업을 선택하는 셈입니다.




저는 주변에서 트레이딩으로 전 재산을 잃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희 집 역시 2009년 파생상품 투자로 하루아침에 30억을 잃었고, 저 또한 이 친구와 함께 트레이딩을 하며 수억 원을 날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거의 대부분 좋지 않은 결말로 이어진다고 확신합니다.


트레이딩이든 가치투자든 결국 시간이라는 벽을 넘어야 합니다. 회사에서도 입사 후 몇 년은 시행착오 끝에 성과가 나오듯, 투자 역시 오랜 시간 학습과 경험이 쌓여야 겨우 자기만의 방법이 만들어집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회사에서는 실패해도 월급이 나오지만 투자에서는 그때마다 돈이 빠져나간다는 잔혹한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어중간한 각오로 트레이딩을 시작하려는 분들을 진심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트레이딩은 언제든 깡통을 찰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무엇보다도, 시중에 흔히 보이는 “이 강의만 보면 누구나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문구는 차라리 사기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어떻게 이 친구와 같이 트레이딩을 하며 수억원을 잃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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