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없는 것의 답>

살면서 느끼는 것 12

by 걸음거름

"나는 도전을 요구하는 프로그래밍과, 거기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사실에 매료되었다."


- 옳고 그름.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일까?


언제부턴가 나는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이과에 지원했다. 이과에 과면 수학과 과학을 중점적으로 배우게 되는데 그것은 식과 계산을 통해 정확한 답을 내게 주었다. 왜 내가 그것을 좋아했냐면 답을 구하면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랬던 나의 생각은 배움에 대한 나의 게으름과 어리석음임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이과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 과목에 흥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것 같아 보여서 이과에 지원하게 되었고, 그것이 나의 허물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17살 이과에 지원한 이후 약 11년이 흘렀다. 나는 지금 28살이고 지금을 답이 정해져 있지 않는 것을 탐구하고, 그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바뀌게 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처음엔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생에서 과연 하나의 정답이 있을까? 단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나는 나를 포기하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언제나 정답만을 찾아가는 내 인생에서 남는 것은 정답을 찾지 못해 얻는 박탈감과 허무함, 답을 찾은(?) 사람들을 보며 느끼게 되는 열등감뿐이었다. 누구에게나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나는 어떤 틀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 틀에 자꾸 나를 끼워 맞췄다. 1등을 하지 못해 항상 열등감을 달고 살았고,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봤지만 그것은 나에게 패배감만 주었다. 대학교를 진학하면서 전문 직업을 갖게 된다면 그 격차를 조금 따라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따라잡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따라잡았다고 생각해보니 얻을 수 있는 것은 허무함 뿐이었다. 정답만 따라가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이젠 답이 없는 것에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살아왔던 내 인생을 허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과 반대되는 인생을 살아봤다면 나는 또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그냥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을 따라갈 걸..'. 그리고 또 후회하고 다시 답이 없는 것을 찾기 위해 돌아올 것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다. 그렇기에 살아온 내 인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고요 속에 차분하게 있어 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청둥오리 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겠다. 실패하더라도 도전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넘어져봐야겠다. 넘어짐에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누구도 한 사람의 인생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먼 훗날 그분께서 평가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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