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아마추어 N 잡러로 살기 #3 | 정서지능(EQ/SQ/SEL)강사 (1)

by Sonia

2017년은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사랑했던 모든 일들, 그에 따라 함께 했던 사람들이 떠나는 상황이 시작되었고,

불가항력적 상황 속에서 소중했던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마음을 많이 다치게 되면서 불면증, 우울증을 겪었다.


우울증은 우울감만 드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내려놓고 싶은 충동과 심한 무기력을 동반했다.

어딘가 송금을 해야 하는데, 눈으로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있으면서도 손을 들 수가 없었고, 버튼을 누를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순간 내가 치매에 걸린 것인지, 아니면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두려운 마음이 덜컥 들었다.


몇 달간 나를 지켜본 지인분은 내게 조심스레 우울증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우울증? 내가?

독일에서 귀국한 후에는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는데?


며칠 후 상담을 전공한 후배에게 찾아가 몇 가지 검사를 받고 나의 현재 상황을 이야기했다.

클라이언트 앞에서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말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던 후배는 내 검사 결과를 본 후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이렇게 살아왔냐고, 그리고 살아가고 있냐고 반문했다.

이 정도 수치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자리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중증 우울증의 수치라고 했다.

긴 불면과 우울 끝에 많지 않은 나이에 2형 당뇨를 앓게 되었다.


정서지능, EQ와의 만남


2019년 여름, S시의 한 회사에서 열리는 정서지능 특강을 들었다.

강사분 혼자 말씀하면서 설명하시는 강의인 줄 알았는데, 매 시간 엄청나게 많은 액티비티가 진행되었다.

정서'지능'이라 해서 딱딱할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강의 첫 시작부터 마음이 말랑 말랑해지는 몇 가지 질문을 던져주셨다.



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강사님은 살아오며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무도 내게 묻지 않은, 나 스스로도 물어보지 않고 살았던 나의 '감정'을 물었다.

감정? 내가 느낀 감정?

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 세 가지를 말하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요즘 일이 많아 피곤하다. 여기에 있으니 약간 긴장된다. 낯설기도 하다.'

피곤함, 긴장됨, 낯섦 정도로 대답을 했던 듯하다.

강사님은 그 단어들이 감정이 아니라 했다.

'뭐? 내가 그걸 느끼고 있는데 그게 감정이 아니라고? 그럼 뭐지?'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다.


강사님은 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을 단어로 표현하기 어렵다면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지내며 느꼈던 감정을 그림카드에서 골라보라고 하셨다.

표정이 담긴 그림카드에서 골러보니 단어 자체를 말하라고 하셨을 때보다는 수월했다.

그런데, 결국 카드를 고르고 난 후 설명했을 때에도 난 여전히 '감정'단어를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화/기쁨/슬픔을 나타내는 감정 단어들을 써보세요.



나의 감정을 물어보신 후에는 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써보라고 했다.

화/기쁨/슬픔을 나타내는 단어는 또 뭐지? 그 외에 또 어떤 단어들이 있다는 것인가!

수업이 진행될수록 혼란스러웠다.

피곤함, 긴장됨, 낯섦은 감정 단어가 아닌 내 몸의 '상태'였다.

나는 내 상태가 내 감정인 줄 알고 평생을 살아왔다.

감정 어휘가 부족하다 보니, 내 현재의 상태를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했고, 타인에게 설명을 할 수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가,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와의 소통 때문에,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의 큰 이유 중 하나가

스스로의 감정/생각/행동의 원인을 잘 모르고 상대방의 감정/생각/행동의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나온 삶에 대한 해석,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고민

2017년을 지나 2018년을 맞이하면서 지난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거쳤다.

왜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상황들 속에서 내가 했던 실수는 무엇인지,

혹시 다음에 또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지혜로울지.

또, 미연에 그런 상황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지.

그리고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는 어떤 삶을 만들어 가야 할지..


지나온 삶을 해석하면서 앞으로 살아갈 삶을 고민해보았다.

결국,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앞으로의 생애 내내 누군가와 함께 가야 하기에 소중한 관계를 건강히 잘 지키면서 나도 소진되지 않는 길을 찾아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적시에 만난 정서지능, 그리고 강사 자격 취득

정서지능 강의 내내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내가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고민해서 내리게 된 결론들을 정리해주는 것 같은 내용이었고, 머릿속 서랍에 뒤죽박죽으로 들어가 있던 깨달음들이 도식화되어 눈 앞에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결국 정서지능 특강을 들은 후 몇 달 뒤 정규 과정에 등록하여 정서지능 강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실습을 하는 과정에서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내가 가진 감정과 그 감정의 이유를 더 깊이 알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나의 생각, 행동의 패턴도 알 수 있었고, 내가 가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는 방법들이 생각나고 연결되기 시작했다.




행복하고 싶다.


불행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기 성취를 위해, 타인을 돕기 위해 내 행복을 절제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내 인생이 제발 불행해지기를 바라며 일부러 불행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19년 여름, '정서지능'을 만난 후 나는 조금 더 행복해졌다.

그동안 꾹 꾹 참으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끌려다니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사실은 내가 결과 예측 사고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것, 나는 나의 삶을 선택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많이 힘들었던 것이 낙관적 사고가 낮았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내적 동기부여가 높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지닌 빛을 발견할 수 있도록 살아가기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 이론'을 주장하면서 모든 인간에게는 하나 이상의 재능이 있다고 말한다.


언어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 공간 지능 | 신체-운동적 지능 | 음악 지능
개인 내 지능 | 자연주의적 지능 | 대인관계 지능 | 실존 지능


나는 하워드 가드너의 위의 주장에 동의한다.

마음이 아픈 이들도, 몸이 아픈 이들도, 약한 이들도.

누워만 있을 만큼의 삶의 자리에 계신 분들도, 모두가 자신만의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재능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각자가 다른 빛을 발하게 한다.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받은 재능.

모든 이들에게 있는 재능의 빛을 스스로 발견해서 빛낼 수 있도록, 함께 빛나도록 돕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가 우울의 늪에서 헤매다 간신히 살아 나왔을 때

나에게 있는 빛을 발견하도록 도와준 정서지능에 관한 이야기들을,

당뇨와 장애가 여전히 내 삶의 한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조금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나의 삶의 이야기를,

나른한 시간 브런치를 먹듯 따스하게 나누어 보고 싶다.


모든 이가 지니고 있는 재능. 탤런트.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것을 빛낼 수 있도록 함께 하기 위해서.

그래서 타인과의 비교로 인한 행복이 아닌

스스로에게서 시작되는 행복을 만나실 수 있도록

모두가 가진 '감정', '정서'를 통해 그 시작을 열고 싶다.

재능과 정서가, 행복과 정서가 어떤 관계인지,

정서지능이 뭔지.. 에 대해서 풀어나가는 동안 읽는 분들이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나의 N 잡 중 하나, 정서지능 강사 그리고 코치.

쓰면서 정리하고 보니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다.

학교 안에서, 기업 안에서 강의를 하며 조금씩 접목해 보는 정서지능 역량 강화 훈련들.

조금씩 변화되는 사람들.

내게 허락된 한 분 한 분을 소중히 여기며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하워드가드너 #다중지능이론 #정서지능 #SEL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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