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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Dec 22. 2021

이모가 떠나셨다. 갑자기.

누구를 살리는 데 쓰는 하루이기를

이모가 떠나셨다. 갑자기.

어젯밤 11시, 엄마의 전화..

수화기 넘어 당황한 목소리.


엄마랑 가장 많이 닮았던 우리 둘째 이모는

미소가 참 고왔다.


왜 더 못 찾아뵈었었을까.

나라도 연락할걸.

쓰러지신 후 일어나지 못하신 우리 이모.


이모 덕분에

십여 년 만에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역시 피는 물보다 진했다.


가족이라는 걸 잊으려 하며 살다

다시 만난 가족들.

처음 만난 사촌 새언니는

오빠 언니들이 내가 보고 싶다고 얘기했었다고 전해주었다.


토요일에 우연히, 그러나 필연적으로 찾아간 강연에서는

홀로 견디기에 세상이 차가워서 스스로 세상을 등진 한 소녀에 대해 들었다.

사랑하는 이들이 있었는데도,

견딜 수 없었던 삶.

그를 사랑하던 선생님들의 눈물을 보았다.


한 번 더 연락하고

한 번 더 만나기.

내게 허락된 24시간을

누군가를 살리는데 쓰기.


부족한 나의 생이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새 호흡을 다시 쉬고 있다면

오늘 하루 누군가를 보듬을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기.


2020년을 맞이하는 나의 다짐.


다른 곳에 써 두었던 2년 전 오늘의 글을 보았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날..

그새 또 몇 분이 떠나셨다.

그때마다 같은 다짐을 반복한다.

잊지 말아야지.

오늘도 그리 살자.

누구를 만나든 그와 내가 오늘 마지막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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