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첼로 이야기 #1
지금 쓰고 있는 내 첼로는 곧 나를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내 첼로는 20년 넘게 내 곁에 있어주었지만, 정작 그 아이가 노래하게 해 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애증이 가득했던 시간, 어쩔 수 없이 그어대는 활을 견디며 꾸역꾸역 향상 음악회를 치러냈던 내 친구.
외국으로 연주 여행을 갈 때면 내 옆자리에 태우곤 했다.
창구의 직원은 물었다. 미스 첼로로 해드릴까요, 미스터 첼로로 해드릴까요?
기왕이면 미스터 첼로로 해달라고 한 이후, 내 첼로의 별명은 미스터 첼로가 되었었지.
독일 유학 중 두 번째 바람을 핀 당시 남자 친구에 대한 애증 역시 오롯이 내 첼로가 받아내었다.
미스터 첼로라는 이유로.
독일에서 많이 아플 때에도 내 곁에서 묵묵히 있어주었던 내 친구를 이젠 보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어떤 글에서 인간이란 참 착한 존재여서 무생물에게도 감정을 느낀다는 표현을 보았다.
그런데 어쩌면 나는 너무나 못되어서 내 첼로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뭘까?
내 첼로에 대한 이야기를 다 풀어낸 후에 진짜 알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이 글들을 다 쓰기 전까지만 붙잡아 두어야 하나?
첼로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라는,
고마운 동료이자, 친구, 존경하는 한 분의 조언을 받아 오늘부터 조금씩 나를 위한 글을 써보려 한다.
그냥, 막,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