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첼로

어쩌면 이제 내 첼로

by Sonia

지난 일요일, 잠시 내게 와 있는 아빠의 첼로로 짧은 연주를 했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지 1년이 된 아들이 어머니를 기억하며 연 낭독회에서.

작가인 아들은 엄마를 기억하며 책을 출판했고, 그 책의 내용 중 몇 편을 낭독했다.


낭독을 하는 사이사이 평소 어머니께서 좋아하셨던 곡을 연주했다.

아빠의 첼로는 그 연주에 딱이었다.

크고 웅장한 소리, 솔리스트로의 소리는 낼 수 없는 악기지만 그 친구는 작은 공간 안에서 맑고 예쁜 소리를 내주었다.

연주를 하는 내내, 20여 년을 안아 왔던 내 첼로보다 더 내 품에 착 감기는 느낌이 들었다.

지판에 닿는 손의 감각도 이상하게 훨씬 더 익숙했다.


Full size 첼로보다는 약간 작은, 7/8 사이즈의 첼로.

Lady Size라는 별명을 지닌 첼로이기에, 어쩌면 처음부터 아빠보다는 내게 더 잘 맞는 첼로였는지 모른다.

연주 후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첼로가 품 안에 감기는 느낌이었다고 말하니

어쩌면 그 첼로는 너에게 가기 위해 아빠에게 온 게 아닌가 싶다는 말을 하셨다.

정말 그런 걸까?

아빠의 첼로는 이제 내 첼로가 될 수 있을까?


내 첼로를 보내고 아빠의 첼로를 내 첼로로 맞이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 첼로를 두고 아빠의 첼로를 보내야 하는 것인지.

여전히 판단이 서지 않는다.


빨리 내린 답은 체하기 마련이니 조금 더 묵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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