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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Jul 06. 2022

다시, 시작

본격적으로 경계에서 부유하기

오랜 시간 예술가로 살기를 포기했었다.

아니, 불가능한 거라 생각하여 마음을 곱게 접어

서랍 구석에 넣어 뒀다고 해야 할까


이미 나는 정체성이 바뀌었으니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정체성을 찾고

그 자신의 삶을 사는 것에는 힘을 썼지만

나를 표현하고, 감정을 내보이고,

이런 것들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어릴 적의 나에 대해 생각해보니

'첼로가 싫다'는 말 뒤에 숨어서

부족한 실력 혹은 연습하지 않은 나를

가리며 살았던 게 아닌가 싶다.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았을 이 시점에

다시 정체성을 고민한다.

어릴 적 나의 애증이었던 첼로와 다시 마주한다.

그 시절의 나와 직면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두 분의 아티스트와

영광스럽게 함께하는 시간들.

이번에는 숨지 않을 것이다.

부족함을 드러내고, 더 나아지기 위해 애쓰고

구석에 넣어둔 구깃구깃한 마음들을 펴며

'첼로가 좋다'는 마음을 솔직히 내보여야지.


좋아하고 싶었지만 너무 무거웠던

전공자 시절의 나, 안녕!

평생 다시 '첼리스트'라는 말로 스스로를 칭할 수는 없겠지만

'첼로 하는' 로도 살려한다.


기분 좋은 떨림.

잘 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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