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

전유동 | Cloud’s Block의 첫 번째 EP앨범 [6-9-77]

by Sonia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

작사/작곡 전유동



시간처럼 둥글게 굴러갔네

파도처럼 둥글게 밀려갔네

내 맘대로 혹은 내 맘과 다르게

둥글게 어쩌면 좀 미련하게


모난 상처를 그대로 받다가도

못난 이빨을 보이다 부러진다


도망치는 거니? 어디로 가는지 모르니?

물어도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둥글게,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


기억 속에 잠들어 잊혀졌던

무거웠던 짐들이 기억나면

내 맘대로 혹은 내 맘과 다르게

떠오르는 소중했던 순간들


모난 상처를 그대로 받다가도

못난 이빨을 보이다 부러진다


도망치는 거니? 어디로 가는지 모르니?

물어도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둥글게,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

겁먹은 거니? 이대로 멈춰선 거니?

물어도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둥글게,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

둥글게 춤을 추는 네모난 나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우리

둥글게 춤을 추는 네모난 우리



오랜만에 공감해주는 노래에 기대어 글을 쓴다.

폭풍우와 같았던 지난 한 달.

미련하게 보이는 길을 가려다 보니 쉽지 않은 현실과 마주한다.

상처받아 네모가 된 나와 마주해야 했던 시간들.

매일 비처럼 울다 이제야 조금 개인다.

늘 그 자리에 있던 푸른 하늘을 다시 본다.


네모난 나이지만 둥글게 굴러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 굴러감을 위해서 곁을 내어주고 견뎌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알고 있든 아니든, 결국 사랑을 먹고 하루하루 굴러왔다.


무거웠던 짐들. 혼자 진 것 같아 눈물을 훔쳤지만

돌아보면 결국 같이 들어준 친구가 있고,

곁에서 묵묵히 걸어준 친구도 있다.


요즘엔 나이를 뛰어넘은 이들과 친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삶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배우고,

나이 많은 분들께 살아온 지혜를 배운다.


비 온 뒤 맑게 개인 하늘.

해밀.

해밀의 삶이 이어진다.

쨍 한 하늘보다 비 온 뒤의 내음이 좋다.


네모난 나를 더 네모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함께 춤출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하루하루 춤추며 굴러다가 보면 가야 할 곳에 닿아있기를.


앨범 소개

Cloud’s Block의 첫 번째 EP앨범 [6-9-77]

“백만 번 닿았다 백만 번 잠기는 깊은 밤 꿈속의 너” 두 번째 싱글 앨범 이후에 찾아온 클라우즈 블록의 첫 번째 EP앨범 [6-9-77]은 이전에 들려주었던 노래들보다 조금 더 짙은 클라우즈 블록만의 “시선”과 “색깔”이 담겨있다.


‘Window’는 유리창에 비춰지는 그리움을 노래한다. 김 서린 유리창에 그리운 이의 이름을 쓰며 그리운 이의 유리창에도 나의 이름이 써지길 기도한다.


‘환풍기를 켰어요’는 이별 후에 찾아오는 고민들로 인해 마음의 환풍기를 상상하는 노래이다. “이 사람이 없다면 나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과 “빨리 마음속에서 보내주지 않으면 내가 살 수가 없을 것 같은데”라는 이 두 가지 고민 중, 어떤 것이 나에게 좋은 것인지 그때에는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마음속에 있는 환풍기를 작동시켜 나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생각은 나가게 하고 좋은 생각이 들어온다면 난 다시 살 수 있지 않을까?


‘밤, 너’는 비가 오는 밤에 떠오르지 않는 이의 얼굴을 생각하는 과정 속,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심상들을 그대로 담아낸 노래이다. ‘밤, 너’는 클라우즈 블록만의 음악적 색깔이 비교적 짙고 조금 더 무거우며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노래이다.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는 나아가고 있는 길에서 방향을 잃은 것은 아닐까? 남들의 수군거림과 시선에 익숙해지는 것은 아닐까? 라는 고민, 그리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받은 상처들로 네모나게 각이 져버린 우리들을 얘기하고 있다.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는 자신이 받았던 상처들과 남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물음을 등진 채 “빙글빙글 돌아가며 둥글게, 둥글게 굴러가”는 긍정적인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확인하고 확인 받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은 겉으로 드러나는 선택과 행동으로 많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음악 또한 이와 똑같거나 때로는 더욱 예민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음악을 하고 있을까?”라는 뮤지션의 질문은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물음과 매우 밀접한 동일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물음에 대한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답을 찾기 위해서는 긴 시간 동안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클라우즈블록 또한 지금 그런 물음에 답할 수 없겠지만 “난 아무래도 이런 사람이 아닐까?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라고 이번 앨범을 통해(부족하게나마) 답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리스너들만의 고민들과 과정들도 [6-9-77]로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https://youtu.be/pL93B8pIyHI

전유동, 둥글게 굴러가는 네모난 나, 20221201, unlook Spot to Life @해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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