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따뜻한 위로 한 모금이 필요해

<한 모금의 노래>에 기대어

by Sonia

며칠, 아니 몇 주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다 말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보통 누군가를 위로해야 하는 자리에 있으니까.

아프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그렇다고 하기엔 함께 마주 앉은 시간이 너무 짧으니까.


내 주변에는 힘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현대 사회에서 힘들지 않은 이가 어디 있겠냐만은, 이상하게도 내 주변에는 하드코어 하게 힘든 사람들이 많다.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는 늘 아프고, 슬프고, 괴롭고,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가득했다.

초록은 동색이어서 그런 것일까.


기억 속 어린 시절은 늘 회색 아니면 잿빛.

그러다 보니 주변의 아픈 이들의 감정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을 온전히 알 수 없어도 느끼는 감정은 마음에 닿았다.

어느덧 내가 가진 직업 중 대부분은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이 되었다.

잘하는 것으로 직업을 삼게 된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문제는 나의 힘듦에 대해서는 점점 더 말할 수 있는 곳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


직업 특성상 비밀을 보장해주어야 하기에 하드코어 한 이야기들도 혼자 소화해야 하고, 아픈 이야기들을 들으며 데미지를 입어도 어디에 말할 수가 없다.

내 인생에 괴로움이 쌓여도 입을 열기 힘들다.

이런 내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도 사치로 여겨질 만큼의 삶.


몇 주간 쏟아져 내리는 우박 같은 이야기들이 한껏 쌓였다.

또다시 홀로 씹어야 하고, 넘겨야 하고, 소화해야 하는 이야기들.

고작 할 수 있는 것은 홀로 남은 차 안에서 엉엉 우는 것.

혹은 산처럼 쌓인 설거지를 해내는 것.

이렇게 내가 누구인지 대부분의 지인이 모르는 곳에 글을 끄적이는 것.


그리고..

이런 감정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가끔은 따뜻한 위로 한 모금이 필요한 존재가 있다는 걸 알아주는 노래에 기대는 것.

책상을 치울 힘도 없어 늘어놓고 쌓아 놓으며 어쩌지 하고 있는 나의 오늘에 이 노래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오늘을 살았던 누군가에게도 이 노래가 같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이승윤 ❋ Digital Single Vol.1 웃어주었어 중 <한 모금의 노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