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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Nov 09. 2022

나를 찾아가는 길

첼로로 노래하는 나

여전히 나의 정체성은 가변적이다.
잃은 줄 알았던 자리가 다시 찾아왔다.

어쩌면 나는 첼로를 너무나 사랑해서
더 잘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미워하기로 작정했었는지도 모른다.

싫어해, 라는 마음 뒤에 숨어서
어쭙잖은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나를 꽁꽁 숨기며
그렇게 살아왔는지도.

돌고 돌아 그동안의 경험과 이야기를
첼로 소리에 녹여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왔다.
깊고 깊은 시에 멜로디를 나눌 수 있는 영광을 누린다.
이것 역시 찰나 일지 조금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2023년에는 조금 더 영역이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하게 된 데에는
좋은 동료,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 곁을 내어준 시간이 있다.
사랑하는 아빠로부터 거저 받은 DNA와
레슨 해주고 싶은 아빠와
아직 배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다.
그 무엇도 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픔과 슬픔 그리고 기쁨과 감사의 감정이
평행선으로 함께 달린다.
아마도 삶은 이런 것일지 모른다.
고난 속에서도 찰나의 행복을 누리고
행복 속에서도 아픈 이들을 잊지 않고 싶다.

지난주 참 아름답고 작은 책방에서 공연을 했다.
듀엣을 할 수 있도록 초청해주신 ,
영상으로 함께해 주신 영상 감독님,
사진으로 아카이빙 해주신 사진작가님,
예쁜 책자를 만들어주신 디자이너님,
그리고 관객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빠의 검은 첼로와 내가 지칠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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