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학준 <마중>, 공감해 주는 시에 기대어
허림/윤학준
사랑이 너무 멀어 올 수 없다면 내가 갈게
말 한마디 그리운 저녁 얼굴 마주하고 앉아
그대 꿈 가만가만 들어주고 내 사랑 들려주며
그립다는 것은 오래전 잃어버린 향기가 아닐까
사는 게 무언지 하무뭇하니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꽃으로
서 있을게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름마다 장맛비 같이 울어야만 지나간다.
여전히 올해도 그렇다.
오해와 이해, 외로움과 충만함이 공존한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과 그럼에도 불구한 위로가 함께 한다.
꽃으로 서 있어 주는 분들이 계셔서 살아간다.
어깨를 빌려주는 분들로 인해 힘을 낸다.
며칠 전 집 앞에 큰 스티로폼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루꼴라가 1kg이나 들어있었다.
먹고 먹고 또 먹어도 아직도 남아있는 루꼴라.
슬픈 나날들에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설명하지 않아도 온전히 이해하는 누군가를 한 명이라도 소유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생각한다.
여름 장마도 한 철이다.
태풍이 와도 결국엔 끝이 있다.
이유가 있을 어려움 앞에서 겸허와 겸손을 배운다.
마중 나오는 마음으로 살아가주시는 분들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