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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Jul 10. 2023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윤학준 <마중>, 공감해 주는 시에 기대어

마중

                                                   허림/윤학준


사랑이 너무 멀어 올 수 없다면 내가 갈게

말 한마디 그리운 저녁 얼굴 마주하고 앉아


그대 꿈 가만가만 들어주고 내 사랑 들려주며

그립다는 것은 오래전 잃어버린 향기가 아닐까


사는 게 무언지 하무뭇하니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꽃으로

서 있을게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름마다 장맛비 같이 울어야만 지나간다.

여전히 올해도 그렇다.


오해와 이해, 외로움과 충만함이 공존한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과 그럼에도 불구한 위로가 함께 한다.


꽃으로 서 있어 주는 분들이 계셔서 살아간다.

어깨를 빌려주는 분들로 인해 힘을 낸다.


며칠 전 집 앞에 큰 스티로폼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루꼴라가 1kg이나 들어있었다. 

먹고 먹고 또 먹어도 아직도 남아있는 루꼴라. 

슬픈 나날들에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설명하지 않아도 온전히 이해하는 누군가를 한 명이라도 소유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생각한다. 


여름 장마도 한 철이다.

태풍이 와도 결국엔 끝이 있다.

이유가 있을 어려움 앞에서 겸허와 겸손을 배운다.

마중 나오는 마음으로 살아가주시는 분들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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