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이 한 걸음을 걷는 것의 기쁨

아프지 않았으면 절대 몰랐을 다섯 가지 #2

by Sonia

독성 항암 후유증은 다양하다. 오심, 구토, 탈모 외에 심한 후유증 중 하나는 말초신경병증이다.

말 그대로 몸의 말초에 있는 신경에 병적인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말초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끝과 발끝에 심한 저림이 느껴지는 것이다. 손, 발에서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느낌, 쥐가 난 것 같은 느낌이 하루 종일 느껴진다.

항암을 한 환자들 대부분이 겪는 흔한 후유증이면서, 가장 오래 남아있는 병증이라고 한다.

항암을 마치고 일 년이 넘은 지인분이 계시는데, 여전히 감각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신다.

가만히 있어도 아프지만 땅에 발을 내딛을 때, 특히 찬 바닥에 발이 닿을 때 느껴지는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암진단 전에는 발바닥이 불편하지 않은 상태로 걸을 수 있다는 걸 감사해 본 적이 없다. 지금은 그날이 오면 너무나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고 행복할 것 같다. 당연하게만 여겼던 일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통증 없이 내가 원하는 곳에 내 의지로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밤마다 주무르지 않아도 잠들 수 있고, 통증 때문에 자다가 깨지 않을 수 있는 밤은 기적과 같은 것이었다.

고통 없이 걸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불편감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하루를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를 알아간다.

5-6차 항암 때 힘이 없어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 통증을 가지고라도 걸을 수 있는 것 자체도 놀라운 일이다.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다시 예전 같이 고통 없이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다.

1년 혹은 그 이후에 만나게 될 그날을 기대한다.

아무런 통증 없이 땅을 밟을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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