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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Apr 19. 2021

글을 쓴다는 것

한달글쓰기with세바시#6

주말 잘 보내셨나요?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네요. 주말 동안 버킷리스트에 대해 생각해보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조금 더 하루하루를 깊이 살려고 애를 써 본 시간이었어요. 쓴 리스트 중에 아직 하나도 지우지는 못했지만, 계속 들여다보며 지워가는 순간을 기대하려 해요.

일주일에 5일, 월 - 금에 인생 질문으로 글을 쓰기로 한 터라 오늘 아침에 드디어 하샤 님으로부터 기다리던 질문이 도착했어요. 하루 종일 연강이 있는 날이어서 이제야 시간을 내어 앉았답니다. 오늘은 '글쓰기'에 관련된 질문이네요!  그럼, 시작해볼게요!  


글을 쓰는 동안, 우리 내면에선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과거라는 어두운 지하실에 갇혀 있던 감정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얽혀 있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우리를 감싸고 있던 두려움, 편견, 나약함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지죠.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살아있음을 의미하고, 그 안에서 비로소 해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작가들을 그리고 우리들을 계속해서 쓰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에게도 글쓰기에 대한 오랜 꿈이 있다면, 어떤 글을 가장 먼저 쓰고 싶나요?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동안, 당신은 어떤 과거가 마주할지 궁금해집니다.

세바시 인생 질문 3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 47페이지



글을 쓰고 싶다고 느낀 순간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뭔가 끄적이는 것을 좋아했어요.

자주 아프고 우울했던 어린 시절의 저는 책이 가장 좋은 친구였는데, 책 속에 빠져 한참을 지내다 나오면 저도 뭔가를 적고 싶었어요.

학교 선생님도 읽고, 엄마도 읽는 제출용 일기 같은 게 아니라 나 혼자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마침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을 선물 받고는 이후 제 마음을 거기에 쏟아 놓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자물쇠는 손으로 뜯으면 뜯길 정도로 약한 것이었는데, 그 존재가 얼마나 든든하게 느껴졌는지 몰라요. 사실 쓴 내용도 그렇게 꽉 잠가 두어야 할 정도의 내용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에요.


처음 글을 쓰고 싶다고 느낀 순간은 나 혼자 이 감정을 마음속에, 머릿속에 둘 수가 없겠다고 생각한 때였던 기억이 나요. 머리가 복잡하기도 하고, 혼자 감당하기엔 힘들었던 순간 글을 쓰면서 해소하고 싶었다고 할까요?


'글을 쓰고 싶다'에서 조금 더 명확히 '작가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 건 중학생 무렵부터였어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는 첼로를 그만두면 '작가'. '사회복지사' 혹은 '기자'가 되고 싶었답니다.

아마도 책들을 통해 위로받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기 때문에 저도 누군가에게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글쓰기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경험 중 당신은 어떤 경험을 해보았나요? 

어렸을 때는 다이어리나 일기를 기록하면서 지냈고, 하이텔, 천리안 같은 PC통신이 유행하던 시절에는 동호회에 가입해서 매일 글을 올렸어요. 댓글을 달며 서로 소통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얼굴을 못 본 누군가와 서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도 신기했어요.

어린 시절 펜팔을 했던 기억도 참 좋았어요. 미국에 사촌들이 살고 있었는데, 서로 잘 알아보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각자의 언어로 편지를 쓰고 스티커를 교환한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해요.

아 쓰다 보니 너무 이제 전 너무 늙어버린 세대가 아닌가 싶네요!

SNS가 활성화되고 나서는 *북이나 인*타에 글과 사진을 공유하면서 지내고 있다가 이제는 브런치로 오게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 저는 참 오래전부터 뭔가를 끄적이며 살았네요?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새로운 좌절과 도전을 경험하게 합니다. 글쓰기를 통한 당신의 좌절과 도전은 어떤 내용인가요?

글쓰기에서 좌절을 느낀 건 바로 브런치 작가 도전에서 낙방을 한 거예요. 정말 열심히 했고, 함께 도전한 많은 분들의 도움도 있었는데.. 거절 메일을 받은 날 정말 너무 낙심이 되었어요.

관련해서 썼던 블로그 글이 있는데 마지막에 붙여둘게요. :)

낙심이 되었지만 다시 용기를 내서 새롭게 시도를 해보았고, 그 결과로 이렇게 브런치에서 귀한 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브런치 작가로 선정이 된 후에도 끊임없는 좌절과 도전이 이어지고 있어요.

너무너무 글이 안 써지는 날도 있고, 정말 열심히 썼는데 별 반응이 없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런데, 많은 이들에게 도달하는 글을 쓰는 게 목표가 아니고..

누군가 한 분이라도 저의 실패의 경험, 아픔의 기억,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 속에서 조금이나마 힘을 얻으신다면, 나만 이런 거 아니구나 하면서 공감을 하신다면.. 제 글쓰기의 목적이 달성된 것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써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그 첫 문장은 무엇이 될까요?

늘 글을 써오고는 있지만, 왠지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는 글을 언젠가는 써보고 싶어요.

옛날 옛적, 한 사람이 살았습니다..로 시작하는 글 말이에요!


[[주제와 관련된 세바시 강연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WIoGFHghNTk&feature=youtu.be


글쓰기에 관련한 좌절 경험과 회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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