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nia May 28. 2021

기록의 힘

한달쓰기X세바시인생질문#20

여러분은 오늘 어떤 추억을 남긴 냄새와 함께 하셨나요?
저는 사랑하는 공간의 냄새를 기억에 담아왔어요. 지하의 작은 공간, 코로나로 1년 반 동안 제대로 가보지 못하다 이제야 다시 가기 시작한 곳이에요. 지하라서 조금은 습하고 눅눅한 느낌도 있지만 책이 가득한 공간이라 책 내음이 머물고 있어요.
그 공간에는 책장이 여러 개가 있는데, 제가 사랑하는 이들, 함께 했던 이들이 가지고 있던 책들이 가득해요. 책 내음도 좋지만 책을 보면 그들의 얼굴이 떠올라서 좋아요.
그리움은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며 보고 싶어 하는 순간의 마음, 함께 했던 일들 속에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아닌가 해요. 

오늘은 그리워질 마음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기록'에 관한 질문이 도착했어요.
매일 세바시 인생 질문 책 안에서 팀원들에게 나눌 질문을 골라서 정리해주는 하샤 님에게 정말 고마워요.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것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말이에요.
그런데 하샤 님은 그 시간이 기쁘다고 하네요. 정말 고맙고 멋진 분이 아닐 수 없어요!

여러분은 과거의 일을 얼마나 자세히 기억하나요? 지난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나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곧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겁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 보면 매일 비슷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느끼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가만히 우리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매 순간 소소하지만 새로운 일들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매일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만약 오늘부터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머지않아 새로운 깨달음에 이를 것입니다. 작은 발견이 주는 아름다움과 꾸준함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한 깨달음이지요. 더하여, 소소한 일상의 기록이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일로 이어지면 삶을 통해 발견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루, 한 달, 일 년 동안 이 행동을 이어 간다면 자신의 끈기 있는 지속성에 대한 자신감까지 얻게 될 테고요.


자, 이제 지난 한 주를 천천히 한 번 돌아볼까요? 출근길에 보았던 꽃, 점심에 나누었던 대화, 처음 맛본 음식도 좋습니다. 그 소소한 것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해 보세요. 그리고 그 기록을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보세요. 무심코 넘겨 버렸을지도 모를 소중한 순간들이 쌓여 마치 나비 효과처럼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 테니까요.

세바시 인생 질문 3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 41페이지  


SNS에 '몇 년 전의 오늘'이 떠오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이런 일이 있었지, 이렇게도 말했었구나, 이런 이야기를 나눴었구나, 하고 말이에요.

분명 그때는 글과 사진을 업로드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느새 잊혀 있어서 놀라고, 기록된 것을 다시 접하니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에 놀라게 되기도 해요.


예전에는 다이어리를 자주 썼는데, 어느새 다이어리에는 긴 이야기보다는 할 일이나 기억해야 하는 것들을 키워드 형식으로만 남기게 되었어요. 불 끄고 누워서도, 어딘가 이동하면서도 기록할 수 있는, 그리고 언제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꺼내볼 수 있는 SNS에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더 편해져 버렸거든요.


메라비언에 따르면 사람들은 소통을 할 때 시각언어, 청각언어, 내용 언어의 세 가지 언어로 전달을 한다고 해요. 말로 하는 언어뿐 아니라 얼굴, 표정, 목소리톤 등이  유기적으로 작용해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시각언어, 청각언어, 내용 언어 중 '말'에 해당하는 내용 언어는 소통에서 단지 7%의 역할만하고, 나머지는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전달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개된 곳에(친구 공개 계정이라 할 지라도)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염려가 되기도 하고, 괜히 읽는 이들에게는 쓸데없는 내용들로 담벼락에 낙서를 하는 게 아닌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 기록을 남기게 되는 이유는 기록이 쌓이고, 잊었던 일들을 다시 꺼내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무심코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기록해두고, 그것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니까요.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일상의 디테일:

제가 요즘 기록으로 남기려 노력하는 일상 속 이야기들은 '만남'이에요.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기록해두면 나중에 그것이 강의 내용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아요.

또, 걷다 만나는 자연 속의 아름다움을 기록하기도 해요. 무심코 지나치다 만난 나뭇잎 위의 빗방울, 바닥에 비추이는 햇살 등 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시시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기록해 놓지 않으면 금세 잊혀버리거나 없는 존재처럼 여겨지더라고요.


당신의 기록에 꼭 포함되었으면 하는 소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람'과 '자연'이 제가 꼭 포함하고 싶은 소재가 아닌가 해요. 살아가고 있는 삶, 하루를 채우는 생각들도요.

 스치듯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해두지 않으면 다시 떠올리려고 해도 안 될 때가 많아요.


글로 남기는 기록과 영상으로 남기는 기록 중 당신이 선호하는 것은 어느 쪽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제 경험이나 생각은 글로 남기기를 선호하고, 제가 보고 있는 것, 저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영상으로 남기기를 좋아해요. 스스로를 영상으로 보는 것이 어색해서이기도 하지만, 생각은 글로 기록해 두어야 훗날 꺼내 보았을 때 더 생생하게 기억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은 영상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아요. 표정, 목소리, 몸짓 등.. 시간이 흐르면 사라져 있는 것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참 좋은 기록물이니까요.

-

당신의 기록을 주변과 공유함으로 얻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일까요?

글을 SNS나 블로그, 브런치에 남기게 되면서 새로운 만남들이 생기고, 새로운 일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해요. 혼자만 생각하면 생각으로 그칠 것들이 '실제'가 되는 경험도 하고요. 또, 슬픔이나 아픔을 공유했을 때에는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분들이 위로를 얻었다고 하시기도 하고, 고생 끝에 만난 기쁨을 공유했을 때는 용기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런데,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위해 가장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오늘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기록해두고 싶은 이야기들은 무엇인가요?
2년 뒤, 5년 뒤에 무심코 오늘의 기록이 떠오른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 것 같나요?


[주제와 관련된 세바시 강연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xDBsjVUPXJM&feature=youtu.be

[함께 봐요] 메라비언의 법칙

http://www.topdigital.com.au/news/articleView.html?idxno=647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