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꿈이 뭐니? | 꿈과 직업의 상관관계
한달쓰기X세바시인생질문#22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모호함을 견디는 것,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상생하는 것,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게 살기 시작할 때 삶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길은 걷는다는 것은 결코 편안하지 않습니다. 계속 과속방지턱을 만나 덜걱거리니까요.
저도 요즘 모호함을 견디고, 다양한 사람들과 조율하는 시간을 가지느라 몸도 마음도 바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도 조금 슬럼프가 온 듯해요. 저 같은 경우 고민이 끝난 후에는 글이 써지는데, 고민을 하는 중에는 넋두리나 일기 같은 끄적임 아닌 글은 잘 써지지를 않더라고요.
하지만 삶을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질문이 있기에 오늘도 한 편을 써낼 노력 해봅니다. 이 질문은 하샤 님이 이미 지난주에 주신 질문인데, 고민할 시간이 없어서 서랍에 넣어 두었었어요. 점심시간 전까지 조금 시간이 있어서, 시작해봅니다.
어릴 적 당신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그리는 것이 좋았던 누군가는 디자이너가 되었을 것이고, 고치는 게 좋았던 누군가는 엔지니어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나 엔지니어가 된 이들에게 다시 꿈을 묻는다면, 그들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의 꿈은 명사형이 아닌 동사형일 때 더 많은 가능성을 갖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은 '직업'이 아닌, 말 그래도 '꿈'이 되어야 하니까요. 당신이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꿈으로 갖고 있다면, 작품을 만드는 조각가도, 빵을 만드는 파티시에도 될 수 있습니다. 건물을 만드는 건축가도, 곡을 만드는 자곡가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렇듯 '직업'은 '동사형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꿈이 직업이나 명사형이 되는 순간, 우리의 꿈은 한계성을 갖게 됩니다. 남들보다 일찍 꿈을 이룬 사람들이 전에 없던 방황을 하거나 공허함을 느끼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인지도 몰라요. 우리의 꿈은 동사형으로 존재할 때 더 많은 목표를 갖게 하고, 계속해서 달려가게 만드는 힘을 주니까요.
이쯤에서 다시 한번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아까와는 조금 다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세바시 인생 질문 2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 15페이지
너는 꿈이 뭐니?
어릴 적 참 많이 들었던, 그리고 여전히 아이들에게 많이 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제게 이렇게 질문을 했던 어른들은 어떤 것을 알고 싶으셨을까요?
아마도 제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것, 정말 하고 싶은 것, 그것을 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을 알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너는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니?"에 대한 질문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꿈'이라고 하면 보통 잠잘 때 꾸는 것과 함께 '직업'을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 듯해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질문하며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f**book을 둘러보던 중 제 지인분이 링크해두신 '사하라'라는 곳을 알게 되었어요.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이라는 문구를 보고, 때마침 함께하고 있는 이주배경청소년 센터에서 제게 꿈과 비전에 관한 세미나를 요청받은 터라 반가운 마음에 원데이 클래스에 덜컥 신청을 했어요.
이름이 너무 특이하다, 왜 사하라지?라는 생각으로 찾아간 곳에서 '사하라'는 사막의 이름이 아니라,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를 줄인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말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여 살았거든요.
클래스를 진행하는 가운데 나의 열정에 관해, 내가 잘하는 것에 관해 함께 찾아가면서.. 너무 놀랍고 충격적인 인식의 변화를 갖게 되었어요.
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하고 싶었던 것을 포기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나는 내가 진짜 꿈꾸던 삶을 살고 있구나! 를 알게 되었어요.
동사형으로 표현해 보는 자신의 꿈:
가르치다 / 강의하다 / 빛내다 / 사랑하다 / 살리다 / 세우다 / 연구하다 / 육성하다 / 이끌다 / 인도하다
사하라 과정 중에 여러 가지 동사 중에서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를 찾는 시간이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판결하다', '임대하다' 등의 단어들에는 전혀 가슴이 뛰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답답해지는데 위에 고른 단어들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더라고요. 단어 하나하나를 읽으며 그렇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했는데,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곳에 함께 하신 분들의 가슴 뛰는 동사가 다 다른 것도 너무 놀라웠어요. 아,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세상이 돌아가고 있구나 싶고 말이에요. 덕분에 제게는 답답한 단어가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서로 존중함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깨닫게 되었어요.
당신이 가진 명사형의 꿈과 동사형의 꿈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어릴 적 "너는 꿈이 뭐니?"라는 질문을 받으면 명사형으로 대답했죠. 겉으로는 '첼리스트요'라고 말했지만, 사실 마음속에서 꿈꾸던 저의 직업은 '사회복지사, 작가, 기자'였어요.
명사형의 꿈은 정형화되어있고 한 가지의 길임에 반해, 동사형의 꿈은 다양한 옵션들이 펼쳐지는 '문을 여는 열쇠'라는 생각이 들어요.
동사형의 꿈 중에 당신이 이룰 수 있는 꿈은 무엇일까요?
생각해보니 위의 동사들을 살고 있거나, 살려고 준비 중이에요. 사람들을 살리고 돕고 싶어서 사회복지사를 꿈꿨고, 조용히, 훌륭히 자신의 몫을 감당하며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계신 분들을 발굴하여 인터뷰하고, 세사에 소개하고픈 마음에 기자가 되고 싶었고, 살면서 그렇게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고 묶어 책으로 세상에 내어놓고 싶어서 작가에 대한 그림을 그렸었어요.
명사형이었던 제 꿈의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되니, 저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해버린 삶을 사는게 아니라, 이미 꿈을 이룬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사하라에 가서 꿈=직업이 아니라 꿈 = 흥미 X 열정 X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에서 오는 POWER X 하고 싶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깨닫게 된 후에는 지금 저의 삶에 대해 훨씬 더 만족하고 감사하게 되었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요?
저의 꿈은 한 번 이루고 말 단회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스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공부와 연구를 하고,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함께 하고 싶은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해야겠고요.
좀 러프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은 박사 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제가 속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는 것이고,
단기적인 계획은 그 전문성을 위해 한 달에 적어도 한 권 이상의 책을 정독하고 매일 글을 쓰는 것이에요.
그렇게 살다 보면 저의 '꿈' 속에서 더 깊이 헤엄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명사형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명사형이 진정으로 의미하던 사랑하는 동사를 찾았고, 그것을 하고 있는 지금.. 가끔은 슬럼프도 오고 여러 가지 애매함과 모호함, 결정되지 않은 일로 인한 두려움이 오기도 하지만, 살아갈 힘을 얻어 오늘의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명사형의 꿈에서 동사형의 꿈으로 저의 인식이 옮겨갔기에, 직업에 구애되지 않고 진정한 꿈을 이루어갈 수 있는 첫걸음이 시작된 듯합니다.
이주배경 아이들에게 강의를 잘하고 싶어서 신청한 클래스가 제 인생을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된 순간을 기억하며.. 오늘도 우연처럼 다가오는 모든 일들 앞에 세심하게 깨어 마음속 동사에 반응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동사에 가슴이 뛰시나요?
지금 그 일을 하고 계신가요?
[주제와 관련된 세바시 강연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4OdL_5p4NIM&feature=youtu.be
[함께 해요]
사하라,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제가 수업을 들었을 때는 온라인 클래스가 없었는데.. 어느새 클래스101에 런칭을 하셨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 둘러보세요. :)
https://class101.net/products/6009adf6e3f00f0014927a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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