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은 인기가 없다.
인기 없는 에세이.
내 글은 인기가 없다.
이렇게 쿨하게 말하는 게 이상해 보이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왜냐면 팔리는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여행이나 이혼 또는 시어머니 욕이나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흡입력 있는 필력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써낸 글도 아니다.
그냥 아마추어가 살아가면서 한 생각들을 깊게. 글로 정리한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팔리지 않고 인기가 없다.
글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브런치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갖고 계시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일로 수익을 내고 - 그것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라는 게 맞는 것 같다... 만.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어떠한 글들은 그런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마라맛을 선사한다는 이유로 인기가 있고 어떠한 글들은 정말로 그럴 가치가 있는 유려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주제가 노잼이어서 외면받기 십상이라는 것을.
그렇다 우리는 팔려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안타깝게도 나의 글 역시 팔리지 못하는 글이며 나 역시 팔리지 못하는 작가인 것이다. 이러면 프로필을 팔리지 못하는 작가라고 써볼걸.
하지만 팔리지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팔리지 않는 글을 쓰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나는 내 생각을 글로 쓰면 명확해지기 때문에 계속 쓰고 있다만 (그래서 규칙적이지 못한 연재주기를 갖고 있다. 글을 쓰고 싶을 때만 쓰니까.) 다른 분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보통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분들은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다. 인기 있고 싶다 가 한 부류 또는 글로서 자기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다. 가 한 부류. 그리고 글로서 불로소득을 실천해 보려는 파이어족이 한부류인 것 같다. 아니면 두 개 이상의 목적을 갖고 계시는 분이 한 부류.
나는 어느 부류에도 속하지 않기에 브런치 내에서도 둥둥 떠다닌다. 정말로 양질의 글을 발견하고 그 작가분이 낸 책을 산 일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네이트판이랑 별반 차이가 없는 마라탕맛 막장 드라마 같은 내용들을 보면 재밌기도 하면서 이런 글을 읽고 있는 내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그냥 가볍게 소비하는 것은 아닌지 - 브런치를 계속 읽어도 되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
팔려도 - 누군가에게 배덕감을 주는 글. 팔리지 않아도 나 스스로 자기 만족감을 주는 글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하냐고 하면 나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한 사람이다. 마인드맵처럼 내 생각을 끝없이 판다. 그리고 그 생각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글로 남긴다.
가끔은 내 가족에 대한 헌사를 남기기도 하고 세상에 대한 불만을 남기기도 한다. 그 글에서 어떠한 인정을 바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왜냐면 그 글은 오롯이 나의 경험이고 나의 생각이고 나만의 것이니까.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곳에 글을 남기는 이유는 누군가 나 같은 방황을 겪고 있다면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사는구나. 아 사는 게 별거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나도 그렇지만 내 앞에 주어진 것들이 전부인 것 같고 넓고 멀리 볼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면 우울증이 되는 것 같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아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또는 아 이것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구나.라는 간접적인 경험 아닐까? 그런 경험에 내가 한 스푼 도움이 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누구나 어쩔 수 없는 혼자만의 외로움을 갖고 사는 시대에 내 에세이가 누군가에게 담담한 위로가 되었길 바라본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어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