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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한 Oct 14. 2023

안녕히.

인간관계를 하나 정리하며.


인간관계를 떠나보내는 일이 있어 쓴다. 이 글은 지극히 내 감정이 섞인 - 글이 될 것이다.


인간관계가 끊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인간관계도 - 좋은 이유로 관계가 끊어지진 않을 것이다. 제각기의 사연이 있을 거고 난 그 사연을 굳이 길게 쓰고 싶지 않다. 귀찮으니까. 

다만 이 인간관계는 여느 사람들이 누군가와 키우는 인간관계와 같이 나에게 무척이나 소중했고 글로 남길 만큼 애정으로 키웠던 인간관계이다. 그리고 그게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이 그냥 단순한 이유인 서운해서, 더 이상 이 관계를 유지하면 내가 호구라고 불릴 상황이기 때문에 접는다.라는 이유에서 손수 정리했기에 더욱더 입 안이 쓰다. 말 그대로 더 유지할 수 있으면 더 유지하고 싶었던 인간관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장의 고통을 견디며 이 인간관계를 끊어내는 데는 의욕은 있지만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을 찾지 못해서이다.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더 많이 정성을 쏟은 인간관계는 쉽게 떠나가고 -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인간관계는 내 곁에 계속 남는다고. 그들에게 나 역시 그런 인간관계였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들에게는 딱히 정성과 성의를 들일 필요 없는. 그냥 그런 인간관계 말이다.


나에게는 소중했던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키운 것들이 - 키워왔던 그 대상에게 그런 대접을 받은 것은 마음이 참 아프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나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의 마음뿐이다.


다행히도 산전수전 구를 데로 구른 영혼이라 - 담담하게 떠내려가는 소중한 것들을 조용히 관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겪은 불행으로 단련되어 큰 불행이 와도 크게 아프지 않아 다행이라니. 웃음밖에 안 나온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간관계를 시작한 것도 나의 선택이었기에 끊는 것도 나의 선택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겠다.



나는 그 인간관계에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에게 훌륭한 훈장을 붙여주고 싶다.

곰씨는 언제나 내가 인간관계에 매우 헌신적이라고 했지만 헌신적이었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훈장이 바로 이것이다.



최선을 다한 사람은 아쉬울 것도, 미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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